평소 점잖기로 소문난 ‘총알’ 최태욱(안양)과 ‘샤프’ 김은중(대전)의 컬러링은 종교를 대표하는 걸로 관심을 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최태욱의 컬러링은 여자아이가 주기도문을 외운다. 최태욱의 번호를 누르는 순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하는 기도문이 나오는데 듣는 순간 마음이 경건해지면서 저절로 눈을 감게 된다.
불교 신자인 김은중에게 전화를 해본다면 잠깐 동안 속세에서 벗어날 수 있다. 낭랑하게 울려 퍼지는 목탁 소리로 인해 몇몇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휴대폰을 든 채 합장을 할 수밖에 없다고.
SBS드라마 <올인>의 주제가는 축구 스타들한테도 인기. 탤런트 박용하가 부른 ‘처음 그날처럼’은 대표팀 터줏대감이었던 노정윤(부산)과 김병지(포항)의 컬러링에 담겨져 있다. 고참다운 중후한 분위기를 자아내도록 아내들이 세심하게 챙겨줬다는 후문. 올 시즌 자신의 모든 힘을 필드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로 풀이해도 좋을 듯하다.
‘한국의 마라도나’ 최성국(울산)의 휴대폰에서는 임재범의 ‘고해’가 울려 퍼진다. 다이내믹한 플레이를 즐겨하는 그의 스타일과는 정반대. ‘제게 있어 그녀는 단 하나의 길임을’이라는 가사를 듣는다면 혹시 최성국에게 누군가 사모하는 여인이 있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에 빠지게 된다.
이천수(울산)와 정조국(안양)은 ‘나 몰라라’ 스타일. 듣기에도 난해한 곡들로 매번 바뀐다. 팬들이 자주 바꿔주기 때문. 이천수는 자신의 휴대폰 컬러링을 아느냐고 묻자 머리를 긁적이며 동료들을 잡고 묻는다. “어, 내 컬러링이 뭐지?” 정조국도 “팬클럽인 패트리어트 회원들이 컬러링 곡을 자주 바꿔줘 잘 모른다”며 갸우뚱거렸다.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