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의 아내 이송정씨(21)는 29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아시아 홈런 신기록 -1개(29일 현재)를 남겨두고 있는 심정을 차분하게 표현했다. 이씨는 “28일 대구구장에 갔다가 처음 봤다”면서 “그동안 홈런 레이스를 펼치면서도 관중들의 반응이 뜨겁지 않아 오빠가 힘들어했는데 요즘엔 홈런 치는 것 이상으로 행복해한다”고 소감을 대신 전했다.
그동안 이씨는 야구장 출입을 가급적 자제했다. 행여 자신의 등장으로 남편의 경기력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었다. 28일 대구 구장에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이씨는 이승엽 못지 않은 취재 공세에 시달리며 ‘국민타자’의 아내가 갖는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다.
20대 초반의 신세대이자 아직도(?) 대학 2학년생(중앙대 연극학과)인 이씨. 지난 봄 복학 후 일주일에 2번 학교가 있는 경기도 안성으로 등하교를 하는데 수업 받는 날보다 빼먹는 날이 더 많다며 웃음을 짓는다.
“오빠 스케줄에 맞춰서 강의 시간표를 짰는데 비가 와서 경기가 취소되는 등의 돌발 상황이 생기면 오빠가 집에 혼자 있기 싫다며 학교 가지 말라고 꼬셔요. 그럴 땐 못 가는 거죠.” 얼마 전 H건설회사의 아파트 CF에 모델로 나선 일에 대해선 모두 이승엽의 ‘작품’이라고 설명.
“전 별로 생각이 없었어요. 오빠가 해보라고 권유를 하더라고요. 콘티도 맘에 들고 호기심도 있고 해서 촬영을 했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도 또 CF 제의가 들어오면 해보고 싶은데요.” 이씨는 지난해보다 올해가 훨씬 더 힘들었다고 회상한다. 이유는 이승엽의 각종 새 기록이 올 시즌에 작성되면서 그 또한 유난히 예민해지고 잠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불안한 상태가 계속됐던 것.
결혼을 후회해 본 적이 있냐고 물었다. 이씨는 “한 번도 없었다면 거짓말”이라며 다음과 같이 풀어냈다. “MT를 가거나 방학 때 여기저기 놀러다니는 친구들을 보면 가끔씩 ‘결혼을 괜히 일찍 했나’ 하는 생각이 든 적도 있어요. 하지만 후회가 1백 번이었다면 결혼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은 1천 번 정도 돼요.”
신혼 초 시어머니가 뇌종양으로 쓰러지면서 힘들게 결혼 초기를 맞이했던 이씨는 낯선 시댁 환경에 적응 못해 남몰래 운 적도 많았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정말 딸처럼 며느리를 아끼는 시부모의 사랑을 느낀 이후론 이젠 서울보다 대구가 훨씬 편해졌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시즌이 끝나가니까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는 것 같아요. 아직 팀이 결정되진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 부디 오빠가 건강하게 운동할 수 있는 곳과 인연을 맺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요? 휴학계 내고 오빠 따라 가야죠.”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