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의 신부가 될 윤씨는 동덕여대 식품영양학과 99학번으로 지난해 코스모스 졸업 후 따로 직업을 갖지 않고 조용히 결혼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 발표 이후 언론과의 접촉을 가급적 피하며 ‘그림자 내조’를 지향할 예정이라는데 두 사람의 결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최용수의 어머니 윤호임씨를 통해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비(秘) 스토리를 모아본다.
▲ ‘독수리’ 최용수(오른쪽)와 다음달 결혼할 신부 윤정민씨(왼쪽). | ||
최용수의 열렬 팬을 자처하며 훈련장과 경기장들을 찾아다니던 윤씨는 급기야 최용수와 경기장 밖에서 만날 수 있었지만 그때만 해도 단순한 팬과 선수 사이 이상의 만남은 될 수가 없었다.
최용수가 다른 팬보다 윤씨를 자주 만날 수 있게 된 데에는 최용수의 이모네집이 동덕여대 부근이라는 점도 한몫했다. 상무 제대 후 안양 LG로 복귀한 최용수는 어느덧 대학생이 된 윤씨와 자연스럽게 해후했고 이모네집에 갈 때마다 윤씨를 만난 최용수는 이모한테 데이트 장면을 들켜 한 차례 혼이 나기도 했다고.
최용수의 어머니 윤호임씨는 “그때만 해도 정민이 나이가 너무 어려 교제 자체를 생각조차 할 수가 없었다”면서 “용수도 그 당시엔 정민이를 여자가 아닌 귀여운 동생 정도로 여겼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사랑에 불이 붙게 된 데엔 윤씨의 일편단심도 있었지만 최용수로부터 윤씨와 지속적인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고 전해들은 어머니 윤씨의 적극적인 ‘결혼작전’도 한몫했다.
“그동안 용수가 제 짝을 찾지 못해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용수 성격이 여자한테 지극 정성을 다하거나 부드럽고 자상하지 못해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정민이는 그런 용수를 지켜보며 6년이 넘게 변함없이 용수를 응원하고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어떤 규수인지 얼굴이나 보자 싶어서 용수를 통해 연락처를 알아낸 뒤 한 번 만나자고 내가 직접 전화를 했다.”
윤씨를 처음 대면한 어머니 윤씨는 감각적으로 윤씨와의 운명적인 인연이 피부로 와 닿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나이가 어려 걱정이 많았는데 정민이를 본 순간 한낱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요즘 젊은 사람이 아니었다. 굉장히 차분하고 조용하고 사려가 깊었다. 무엇보다 워낙 축구를 좋아해서 운동선수의 생활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고 얼굴도 마음씨 못지않게 이쁘고 키도 커서 마음에 쏙 들었다.”
사업을 하는 윤씨의 아버지가 축구 팬이라는 사실도 두 사람의 결혼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딸이 축구선수와 사귄다는 사실을 알고 걱정보다는 응원을 해줬다는 후문이다.
윤씨는 174cm의 키에다 딸만 셋인 집안의 둘째 딸로 탤런트 뺨치는 빼어난 미모의 재원. 언론을 통해 이 사실이 공개되자 최용수는 주변의 쏟아지는 축하전화에 정신을 못 차린다고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 연말 휴가차 귀국한 최용수를 재촉해서 양가 상견례를 했던 어머니 윤씨는 원래 올 시즌 중에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으나 J리그 일정이 워낙 빡빡해서 도저히 짬을 낼 수 없을 것 같자 윤씨 부모님을 설득해 시즌 직전인 오는 3월7일로 날을 받아낼 수 있었다고 한다.
“상견례 후 결혼 날짜를 잡기까지 무척 빠르게 일이 진행돼 정민이 부모님께서 좀 당황하셨을 것이다. 그러나 어차피 결혼할 거라면 하루라도 빨리 시키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고 언론에 ‘노총각’ 타이틀을 달고 용수 이름이 나오는 것도 더 이상 보기 싫어 급히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 윤씨는 그동안 최용수를 장가보내지 못해 유달리 속을 끓였었다. 나이 서른을 넘긴 데다 외국에서 혼자 생활하며 고생하는 아들 생각에 두 다리 펴고 잠을 잘 수 없을 만큼 애달파했다. 그래서인지 뒤늦게 찰떡인연을 만나 좋은 가정을 꾸리게 된 것이 그저 흐뭇하고 기특할 따름이라고.
한편 최용수의 결혼을 담당하는 (주)아이웨딩은 가수 겸 사업가인 김태욱이 운영하고 있는 회사로 최용수와는 골프를 치며 두터운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용수는 평소 김태욱한테 자신이 결혼하게 되면 모든 걸 맡아서 진행해달라는 부탁을 한 상태였고 지난 가을 최용수로부터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란 암시를 받고 마음의 준비를 했었다는 후문. 최용수의 결혼식을 담당하는 아이웨딩의 윤현철 팀장은 신부 될 윤씨에 대해 “무척 수줍음이 많고 말수도 적지만 현명하고 재치가 돋보였다”고 전한다.
최용수-윤정민 커플은 결혼 후 3월14일 개막전으로 인해 신혼여행을 생략한 채 교토에서 바로 신혼생활을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