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태용은 용병을 통한 기술 향상보다 국내 선수 보호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종현 기자 | ||
K리그 최고참인 신태용이 구단의 용병쿼터가 현행 5명에서 2명으로 줄어야한다고 밝혔다. 지난 92년부터 K리그에서 뛰고 있는 신태용은 12년간의 선수 생활 경험상 용병은 2명이 적당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신태용은 “처음부터 2명으로 줄일 수는 없겠지만 일단은 3명 보유에 3명 출전을 결행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시적으로 비싼 돈을 들여 용병을 수입하면 당장은 구단 전력에 도움이 되지만 국내선수들의 설자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용병이 공격수에 치중되는 바람에 토종 공격수들의 설자리가 점점 좁아진다고 덧붙였다.
또 용병 축소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제기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고충도 털어놨다. 명분이 있다 하더라도 구단에서 월급을 받는 입장에서 구단과 프로연맹의 정책에 반하는 용병 정원 문제를 공개적으로 밝히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
하지만 신태용은 김도훈 김병지 노정윤 등 고참 선수들이 모이면 용병축소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교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 현역 선수 생활이 얼마 남지 않은 고참들이 후배들을 위해 입을 열어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한다.
신태용은 “현재 5명의 용병을 수입하기 위해 지출하는 비용을 용병 2명에 집중해서 투자한다면 더 우수한 용병을 확보할 수 있다”며 나름의 대안도 제시했다. 특히 1996년 천안 일화 시절 함께 뛰었던 유고 출신의 란코비치는 인상적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유로 2004의 스타로 떠오른 포르투갈의 호나우두처럼 란코비치는 횡패스보다는 종패스를 매끄럽게 처리하던 선수”라며 “란코비치의 스타일을 따라 배우며 기량이 늘었던 기억이 새롭다”고 말했다. 또 샤샤는 슈팅 타이밍을 잡아내는데 특출한 선수였다며 용병의 장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하지만 신태용은 “K리그도 이제 20년이 넘었다. 용병을 통해 기술 향상을 이룬다는 장점보다는 국내 선수를 위한 장기 플랜이 필요한 시점이고 출발점은 용병 축소”라는 소신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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