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이 해외전지훈련이나 대회에 참가할 때는 보통 축구협회 법인카드를 가지고 간다. 그러나 아시안컵이 열린 중국 지난에서는 법인카드가 무용지물이었다. 특급 호텔에서만 신용카드를 쓸 수 있고 호텔 문밖으로 나가면 무조건 ‘현금박치기’였다.
김 주무는 “축구협회가 책정한 예비비를 다 써버려 내 돈 3천달러 정도까지 모두 투입한 터라 김남일은 보내야 하는데 참 난감했다”며 “고민 끝에 아는 선수한테 한국 가서 정산해준다고 하고 돈을 빌려 파리행 티켓을 샀다”고 말했다.
이처럼 축구대표팀이 해외로 나갈 때 돈이 만만치 않게 든다. 월드컵이라면 출전수당을 받지만 올림픽이나 다른 대회는 수당이 없다. 축구협회가 A매치나 스폰서 수입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충당된다.
대표팀의 소소한 살림을 책임지는 주무는 예비비와 법인카드로 비상상황을 대비한다. 감독과 선수들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자신들과 달리 묵묵히 뒤에서 자기 일을 하고 있는 지원부서 직원들에게 가끔 선물로 감동을 주기도 한다.
특히 주무들은 귀찮아도 좋은 성적만 낸다면 밤 12시라도 사막에서 얼음을 찾아올 만큼 ‘생활력’이 강하다. 성인대표팀의 김대업 주무는 “주무의 역할은 뒤치다꺼리지만 선수들의 고민상담도 들어준다”며 주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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