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휴스턴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고 막 시카고의 집으로 돌아간 이만수 코치는 전화 인터뷰에서 “국내 복귀설은 사실과 다르며 내년 시즌까지 화이트삭스와 계약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현실적으로 이만수 코치의 국내 복귀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삼성으로의 복귀는 요원하기만 하다. 16년간 삼성의 간판타자였지만 지난 97년 미국으로 연수를 떠날 당시 양쪽 다 마음이 상하는 사건들이 있었다. 구단쪽에서는 연수를 떠나는 이 코치가 너무나 무리한 요구를 했다고 말하고, 반면에 이 코치는 삼성의 간판타자로 그렇게 오래 팀을 위해 활약을 했는데 구단에서 당연히 해줄 수 있는 정도의 요구였다고 맞섰다.
그 후에도 삼성측은 세 번 정도 이 코치의 영입을 제안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03년 김응용 감독 시절에도 코치 제안을 했다”며 “항상 파란 삼성의 피가 흐른다고 말할 정도로 이 코치는 삼성맨이었고, 그 당시에도 코치직을 제안했지만 역시 조건이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당히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는데, “당시 마치 구단측이 모든 것을 잘못한 것처럼 소문이 났는데도 해명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으로 꾹 참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코치의 과잉 반응, 처신의 문제, 본인의 기대치가 너무 커’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삼성이 나름대로 노력을 했지만 견해차가 너무 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삼성에 대한 이 코치의 섭섭함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
국내에 복귀한다면 삼성으로 가고 싶으냐는 질문에 그는 “삼성의 파란 피가 흐른다는 것도 현역 시절의 이야기”라며 “특정 팀을 원한 적은 없으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것에 충실할 뿐”이라고 말했다.
물론 현재 선동열 감독과의 장기 계약도 있고 여러 가지 면에서 이만수 코치의 삼성 복귀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 양측의 마음이 멀어졌다는 것이 앞으로도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월드시리즈 우승의 감격이 채 가시지 않은 이만수 코치와의 일문일답이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축하한다. 우승 당시 소감은?
▲외국에 와서 선수가 아닌 지도자의 신분으로 꿈에 그리던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다는 것이 너무 기분이 좋았다. 선수 때와는 또 다른 감정이었으며 뭐라 표현하기 어렵게 좋았다.
─불펜에서 오래 쉰 투수들의 준비가 쉽지 않았을 텐데.
▲내가 특별히 한 것도 없다. 선발들도 그랬지만 구원 투수들이 신들린 것처럼 잘 던져줬다. 실력 이상으로 잘해준 것 같다. 불펜이 너무 오래 쉬면서 너무 선발 위주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도 들었지만 오래 쉬면 중간 투수들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은 고정관념이었던 것 같다. 쉰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
─앞으로 계획은.
▲내년까지는 화이트삭스와 계약이 남아있다. 구단에서 기회를 준다면 더 있을 수도 있고 앞으로의 일은 잘 모르겠다. 길게 계획을 세웠던 젊었을 때와는 달리 한해 한해가 다르다. 주어진 여건에서 야구인으로서 최선을 다한 인물로 기억에 남는 것이 목표다.
─국내 복귀설이 도는데.
▲최근 복귀 소문이 있었던 것 같은데 소문과는 다르다. 일단 내년까지는 화이트삭스에 남아야 한다. 또한 이곳은 한국과 달리 시즌 중반에 연장 계약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좀 어렵다. 아마 내년 8월쯤에는 또 계약 연장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올 텐데 한국에서는 시즌이 끝나고 코치 계약을 하기 때문에 시점이 잘 맞지 않아서 힘들다.
스포츠조선 부장 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