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경호 | ||
생애 첫 월드컵에 출전할 것으로 기대되는 젊은 태극 전사들도 이번 조 편성 결과에 매우 만족해하는 눈치다. 선수들 대부분은 조 추첨 직전까지 유럽과 남미 강호들과 예선을 치를 것이라고 예상했다가 결과를 보고 해 볼 만한 카드가 나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집에서 잠을 자다가 새벽 TV소리에 눈을 떠 담담한 마음으로 추첨식을 지켜봤다는 대표팀 중앙수비수 유경렬(울산)은 “유럽 두 팀에 아프리카 한 팀 정도 만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결과가 잘 나왔다”며 “F조(브라질, 크로아티아, 호주, 일본) 마지막 4그룹을 추첨할 때는 솔직히 떨렸다”고 전했다.
아드보카트호의 황태자로 떠오른 수비형 미드필더 이호(울산) 역시 인터넷 뉴스로 소식을 접한 후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고. 하지만 이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래도 3개국 모두 전력이 강한 팀이기 때문에 느슨해져서는 안 될 것”이라며 신중함을 보였다.
같은 조로 피하고 싶었던 팀을 묻자 단번에 “브라질”이라고 대답한 이호는 그 이유에 대해 “내가 브라질 유학파 출신 아닌가. 브라질 선수들이 얼마나 능수능란하고 뛰어난지 알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호는 “조편성도 조편성이지만 그동안 TV로만 보고 우상으로 여겼던 지네딘 지단이나 비에이라 등 톱스타들과 같은 포지션에서 맞붙을 수 있게 돼 너무 좋다”며 프랑스와 맞붙는 것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 왼쪽부터 유경렬, 백지훈, 김영광. | ||
꽃미남 스타 백지훈(FC서울)도 “무난한 조편성”이라고 반겼지만 지난해 네덜란드 세계청소년대회에서 맞붙은 스위스에 대해선 “매우 빠르고 파워 넘치는 팀이라 분석을 아주 많이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대표팀 ‘넘버2’ 수문장인 김영광(전남)도 “예상보다 결과가 좋다”고 전했다. 김영광은 “친구가 아침에 휴대폰 문자로 결과를 보내줘서 알았는데 처음에 프랑스가 보여 ‘이제 끝났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뒤이어 스위스와 토고가 날아와서 마음이 놓였다”며 웃었다.
“솔직히 남미팀이 걸리지 않기를 바랐다”는 김영광은 “브라질 등 남미 선수들은 도대체가 예측 불허의 슈팅만을 날리기 때문에 만약 남미 팀들과 같은 조가 됐더라면 그 경기에서는 벤치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라고 남미와 한 조가 되지 않은 사실을 무척 반겼다.
유재영 기자 elegan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