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지원과 아내 이교영 씨. 아내 이 씨는 온라인 쇼핑몰 모델로 직접 나서기도 했다. | ||
프로농구 최고 포인트가드로 우뚝 선 주희정(32ㆍKT&G)에게 지난 몇 년은 ‘더 이상 행복할 수 없는’ 시간들이었다. 불우한 환경을 딛고 성장해 행복한 가정을 꾸렸고, 그저 그런 ‘만년 2인자’에서 최고 스타의 한 명으로 자리를 잡았다. 주희정이 이토록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가장 큰 전환점은 바로 2002년, 아내 박서인 씨와의 결혼이었다.
잘 알려진 대로 주희정과 잉꼬부부로 유명한 아내 박서인 씨는 아역배우 출신. 두 아이의 엄마지만 아직도 빼어난 미모를 자랑한다. 그러나 농구판에서 함부로 부인의 미모 자랑을 했다가는 면박을 당하기 십상이다. 훤칠하게 쭉쭉 뻗은 농구선수들의 수려한 외모에 못지 않게 그들의 아내들도 모델급 외모는 기본이다.
‘미녀 부인’을 향한 사랑의 슛을 정확하게 꽂아 넣은 원조는 이충희 KBS 해설위원. 70년대 말 한국 최고의 스포츠스타였던 이 위원은 인기 탤런트 최란과 백년가약을 맺으면서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이후 농구장 한 구석에서 남편, 혹은 애인을 말없이 응원하는 미녀들의 행진은 줄을 이었다. 그중 단연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직업이 바로 스튜어디스. 90년대 초반 대학농구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면서 주요 대학 농구부 선수들은 가장 ‘잘나가는’ 남자친구 감이었다. 이들은 모 대학 항공운항과 여학생들과 경쟁적으로 만남을 가졌는데, 이 중 결혼까지 골인한 커플이 적지 않다.
고려대 시절 연예인 못지 않은 빅스타였던 전희철(현 SK 2군감독)이 스튜어디스 출신인 권정은 씨와 웨딩마치를 울렸고, 최근에는 삼성 포워드 이규섭이 대한항공 승무원 출신 박계리 씨와 결혼에 골인했다.
육척장신 농구선수들의 팔등신 선호는 자연스런 현상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상민(삼성)의 아내 이정은 씨, 추승균(KCC)의 아내 이은정 씨, 김병철(오리온스)의 아내 우영란 씨 등이 결혼 당시 이른바 ‘얼짱’으로 유명세를 탔다. 우지원과 그의 아내 이교영 씨는 연예인 뺨치는 외모를 내세워 온라인 쇼핑몰의 모델로 직접 나서기도 했다. 동부 슈터 강대협은 지난해 슈퍼모델 출신 이란숙 씨와 결혼에 골인했다.
이밖에 여자 농구의 대표스타 박정은(삼성생명) 역시 인기 탤런트 한상진과 한 침대를 쓰고 있어 동료들의 시샘을 한몸에 받고 있다. 한상진은 바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아내의 경기를 모두 찾아 응원하는 ‘완벽 외조’로 농구팬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6개월 동안 이어지는 54경기의 숨가쁜 여정. 전국 방방곡곡을 떠돌아 다녀야 하는 프로농구 선수들에게 여유로운 데이트는 기대하기 어렵다. 비시즌에도 개인훈련과 재활에 매달려야 하고 팀 합동훈련과 해외전지훈련이 기다리고 있다. 이성을 만나고 이른바 ‘작업’을 걸 시간이 많지 않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농구선수들은 일단 신부감을 잡았다 하면 웬만해서는 놓치지 않는다. 풋풋했던 대학 시절 연인사이로 발전한 뒤 긴 연애를 하고 결혼까지 골인하는 경우가 많다.
▲ 김주성 박지선 커플 | ||
2006~07시즌 모비스를 우승으로 이끌고 MVP까지 거머쥔 양동근(상무)은 시즌 직후 대학 새내기 시절 첫사랑 김정미 씨와 결혼식을 올려 부러움을 한몸에 샀다. 결혼 일주일여 만에 군입대한 양동근은 오는 4월 제대해 진짜 신혼생활을 즐길 기대감에 가득 차있다.
프로농구 최고 스타 김주성(동부) 역시 대학 시절부터 연인 관계를 맺었던 박지선 씨와 지난해 부부의 연을 맺었다. 아내 박지선 씨가 미국에 유학 중이었지만 태평양을 넘나드는 뜨거운 사랑을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김주성의 직업이 농구선수였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
이밖에 동부 슈터 강대협 역시 슈퍼모델 출신 이란숙 씨와 7년 연애의 결실을 지난해 6월 비로소 봤고, SK 슈터 이병석도 아내 송수현 씨와 4년 연애의 과정을 거쳤다.
오래된 연인과 되도록 빨리 결혼식을 올려 안정된 가정을 꾸리려고 하는 것이 프로농구 선수들의 대세.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이 예외는 있다. 아직도 제 짝을 찾지 못하고 정처 없이 벽을 긁고 있는 노총각들도 있다. 주위 지인들은 “눈이 너무 높아진 게 문제”라고 혀를 찬다.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노총각계의 선두주자는 단연 ‘국보급 센터’ 서장훈(35ㆍ전자랜드)이다. 본인은 절대 늦은 게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지만 이미 한국나이로 서른여섯이 된 서장훈의 결혼 여부는 농구판 초미의 관심사가 된 지 오래다. 서장훈은 농구 실력에 못지않게 집안의 재력도 ‘준재벌급’. 본인이 프로농구에서 활약하며 벌어들인 수입만 해도 수십억 대에 이른다. 탄탄한 재력과 남다른 포용력으로 체육계뿐만 아니라 연예계 등도 폭넓게 아우르는 ‘서장훈 인맥’이 있을 정도. 상황이 이렇다보니 배우자 선택이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서장훈의 측근들은 “올 여름에는 결혼을 올리지 않겠냐”며 조심스런 예측을 내놓고 있다.
‘서장훈 인맥’ 중 한 명인 김승현(31ㆍ오리온스) 역시 눈이 높기로 소문난 스포츠 스타. 이미 몇몇 톱 여배우들과 스캔들을 일으킨 적이 있고, 최근에도 꾸준히 인기 스타와의 열애설이 나돌고 있다. 김승현 역시 서른 줄에 접어들었지만 쉽게 결혼에 골인하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도 서장훈과 동기인 KTF 슈터 양희승, 한국나이로 서른셋이 된 삼성 강혁 등 3억대 연봉을 받는 고소득자들도 쉽사리 배우자감을 낙점하지 못하고 있다.
허재원 한국일보 체육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