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오리온스의 제시액 6억 원이다. 대부분의 농구 관계자들은 이 6억 원이 더욱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한다. 김승현의 지난 시즌 연봉은 5억 5000만 원. 인상 요인이 전혀 없는 김승현에게 5000만 원이 인상된 금액을 제시한 것 자체가 무언가 김승현에게 끌려갈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김승현의 아버지 김찬호 씨(59)는 최근 농구전문잡지 <점프볼>과의 인터뷰에서 충격적인 주장을 했다. 7억 2000만 원이라는 금액이 김승현의 입에서 나온 얘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김 씨는 “단지 계약서대로 해달라고 얘기했을 뿐이다. 1억 원을 올려 달라고도, 7억 2000만 원을 달라고도 얘기한 적이 절대 없다”고 말했다. 바로 여기서 주목할 점이 있다. 김씨는 ‘단지 계약서대로 해달라’는 말을 했다. 오리온스와 김승현 모두 밝힐 수 없는 ‘어떤 계약서’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김씨는 “승현이가 다음 시즌 열심히 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운동을 그만두고 싶어 할 정도로 힘들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리온스는 인상 요인이 없는 김승현에게 무려 5000만 원이 인상된 금액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운동을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힘들어 할 이유가 무엇인지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김승현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했던 2006년 당시 역대 최고의 FA 대어로 몸값이 폭등했다. 오리온스가 팀의 기둥이나 다름없는 김승현을 잡기 위해 톡톡한 대가를 치렀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후 프로농구 10개 구단이 이른바 ‘뒷돈’을 없애자는 자정결의를 했고, 그 과정에서 과거 비정상적인 FA 계약을 했던 선수들의 보수 지급이 공중에 뜨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겠냐는 추측이 가능할 뿐이다.
허재원 한국일보 체육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