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일 교수. 사진=DGIST 제공
- 치료효과 향상, 한방침 나노기술 접목 첫 사례 평가
- 한의학 연구 새 방향 제시 기대
[대구=일요신문] 김성영 기자= DGIST(총장 신성철)는 에너지시스템공학전공 인수일 교수 연구팀이 한방침에 나노기술을 적용해 치료 효과를 향상시키는 다공성 한방침(이하 다공성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DGIST 연구팀이 대구한의대 중독제어연구센터(센터장 양재하)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기술과 한방침을 접목했다는 점에서 관련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인 교수 연구팀은 전기화학적 나노공법을 이용해 침 표면에 나노미터(nm = 10억분의 1m)에서 마이크로미터(㎛ = 100만분의 1m) 사이즈에 이르는 미세한 구멍이 만들어진 다공성침을 개발했다.
다공성침은 양극산화 방식의 나노기술을 적용한 침으로 전해질에 포함된 음이온(F-)이 금속으로 된 침(양극)의 표면을 파고 들어가 미세하고 균일한 형태의 구멍을 만들어 침의 표면적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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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미세한 구멍이 있는 다공성침은 시침 할 때 느끼는 통증(통감)을 최소화하면서 침의 표면적을 기존 한방침 보다 20배 정도 넓힘으로써 대침이나 장침을 시침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전기생리학적 실험을 통해 신문혈 자극에 의한 척수후각신경신호 전달에서 다공성침이 우수하다는 사실을 증명했으며 특히, 알코올 및 코카인 중독성 치료에서 기존 한방침 보다 효능이 우수하다는 사실도 동물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DGIST가 개발한 다공성침 제작 기술은 이미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 국가에 국제특허가 출원된 상태고, 국내 한의학계에서는 나노과학의 원리를 적용해 침의 구조를 변형해 효능을 높인 것은 수천 년 동양의학 역사에서 첫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인 교수는 “나노기술의 발달은 태양전지, 양자컴퓨터, 디스플레이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과학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었다”며, “나노기술과 동양의학을 접목한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동양의학의 과학적 대중화에 앞장설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대구한의대 양재하 센터장은 “서양의학에서는 나노과학이 진단에서부터 치료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응용되고 있지만 동양의학, 특히 침 치료 분야에서는 나노과학이 활용되는 사례가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번 연구 성과는 나노과학의 불모지인 동양의학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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