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일요신문] 남경원 기자 = “옛날에 여자들은 동네 밖을 나가면 큰일 난다고 학교조차 보내지 않았다. 그래서 초등학교 문 앞에도 한번 가보지 못한 채 한평생을 살았다. 1년 전 대구내일학교 입학식 날 떨리기도 하고,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는데 일 년 동안 열심히 배우고 나니 세상이 환해 보이고 자신감이 생겨 어디든 이제 혼자 갈 수 있을 것 같다.”
늦깍이 초등학생 유숙자(77) 할머니는 졸업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대구내일학교 늦깎이 학생들의 졸업식과 입학식이 21일 대구시교육청 행복관에서 개최됐다. 졸업·입학식은 초등과정은 오전 10시 30분, 중학과정은 오후 3시에 개최됐다.
내일학교는 대구시교육청에서 운영하고 있는 성인 초·중학 학력인정 프로그램으로 초등과정 졸업식은 올해가 6회로 123명이 중학과정 졸업식은 올해 4회 째로 148명이 졸업한다. 졸업자 평균연령은 초등과정이 67세, 중등과정이 66세이다.
입학식에는 지난 8월 9일 진입 진단평가를 거친 초등과정 127명과 중학과정 127명이 입학했다. 입학생 평균연령은 초등과정은 67세이며 중학과정은 65세이다.
초등과정 주간반은 명덕·달성·성서·금포초등학교에서, 야간반은 중앙도서관에서 수업이 진행된다. 중학과정은 제일중학교에서 재학생 132명을 포함해 총 259명이 학업을 함께 한다.
우동기 교육감은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여자라는 이유 등으로 학교를 다니지 못했다는 응어리를 떨쳐버리고 새로운 배움의 길에 도전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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