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일요신문] 남경원 기자 = 해외에서 수천억대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던 일당이 대구경찰과 국정원의 공조수사로 붙들렸다.
대구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국가정보원과 공조해 필리핀에 도박사이트 운영 사무실을 두고 수백억 상당의 부당이익을 챙긴 A(41)씨 등 2명을 국민체육진흥법위반 및 도박공간개설 혐의로 구속하고 B(33)씨 등 7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외국으로 달아난 공범 11명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15년 9월17일부터 지난해 11월21일까지 필리핀 마카티에서 도박사이트를 운영했다.
도박사이트는 국·내외 야구, 배구, 농구 등 스포츠경기와 사다리게임 등 도박 게임을 제공하는 사설 도박사이트로 총 9개의 사이트를 수시로 변경해 개설·운영했다.
이들은 도박사이트를 회원 1만5000여명에게 제공한 후 대포토장 75개 계좌로 4200억 상당을 받아 약 21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단속을 피해 국내에서 대포통장을 모집해 필리핀으로 발송 후 필리핀 마카티에서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국내에서 도박사무실을 운영할 시 쉽게 검거될 것을 대비해 도박 건물 임대가 합법인 필리핀에 도박사무실을 임대했다. 사이트 관리책을 모집한 후 서로 간에도 인적사항 등을 알지 못하도록 실명을 사용하지 않고 가명을 쏘고 노출되지 않도록 보안교육을 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이들은 국내 대포통장 모집책과 필리핀 도박사이트 및 종업원 관리, 사이트 홍보 및 회원모집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수익을 나눴다.
국내에서 대포통장 모집을 총괄하던 A씨는 수익금의 15~25%를, 필리핀에서 사장역할을 맡은 B씨는 25%, 사이트 홍보실장 C씨는 50%의 수익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운데 17명은 필리핀에 출국해 도박사무실에서 숙식을 하며 2교대로 사이트를 관리하고 도박사이트 충·환전, 고객상담 등의 역할을 해 월 200~4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은 해외 필리핀에 거주하고 있어 도박 사무실 및 은신처가 특정되면 국제공조 수사를 통해 검거할 예정이며 해외 원정 도박 피의자들에 대해 엄단 조치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도박사범 단속에도 불구하고 불법 도박사이트와 중독성으로 인한 폐해가 증가 추세에 있다. 도박사이트 운영자, 제작자, 협력자 등은 강력하게 단속해 전원 형사처벌할 예정”이라며 “도박사이트 홍보에 현혹돼 도박하는 행위도 이들과 같은 불법 행위가 되므로 인터넷 공간에서 도박을 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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