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부터) 이진훈 수성구청장, 이재만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권영진 시장
[대구=일요신문] 김성영 기자 = 대구통합신공항 추진 반대 입장을 밝혀 온 이재만 자유한국당 최고위원과 이진훈 대구 수성구청장이 대구시의 K-2·대구공항 통합이전 강행에 대해 “대구공항은 존치하고 군공항만 이전할 수 있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현재 K-2·대구공항 통합이전 찬반 논란은 “군공항만 받을 곳이 있느냐?”, “‘기부대 양여’ 외에는 재원 마련이 불가능하다”가 주요 쟁점 중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권영진 시장은 “이제 와서 군공항만 받겠다고 나서는 지역도 없을 뿐 더러, 군공항 이전 특별법에 따른 ‘기부대 양여’ 방식 외에는 약 7조2465억원에 이르는 엄청난 사업비를 감당히기가 사실상 불가능 하다”며 통합이전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기부대 양여’ 란 K-2 기존 부지를 매각, 개발이익으로 신규건설 등 이전비용을 충당하는 방식이다.
“(이제와서) 군공항만 받을 곳이 있느냐?”에 대해 이재만 자유한국당 최고위원과 이진훈 수성구청장이 한 목소리로 해법을 제시하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 최고위원은 “‘군용전투기 소음피해보상법’을 만들면 국방부가 스스로 (K2 군공항)을 갖고 나간다”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 2일 대구 호텔수성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에서 K-2 단독 이전을 위한 대안으로 ‘군용전투기 소음피해보상법’ 제정을 제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올해 전투기소음보상금이 1000억원 정도 될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나 이 법을 만들면 국방부가 연 간 3조원 정도를 보상금으로 줘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국방부가 보상금 때문에 스스로 인적이 없는 지역과 군공항 이전에 대해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수치의 차이는 있지만 이진훈 수성구청장도 지난 4월 <일요신문>과 인터뷰에서 비슷한 주장을 펼친 바 있다.
당시 이 구청장은 “동구 주민이 국방부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K-2 소음피해 3년치 보상금 2729억원이 이미 판결 나 있고, 이자까지 포함해 새로 690억원을 소송 중에 있다”면서, “국방부가 소음피해 보상금으로 1년에 약 1000억원 씩 물어야 한다면, 10년 치인 1조원만 미리 당겨 군공항 이전지에 걸면, 민항이 안와도 받을 곳은 얼마든지 있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이들은 이같이 군공항이 스스로 이전할 방법이 있지만, 대구시가 시도도 안하고 탁상공론만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 최고위원은 “OECD 국가 중 우리나라만 ‘군용전투기소음피해보상법‘이 없는 나라다”며, “(군공항 이전은) MB정부 당시 30만명 이상 서명을 받아 인수위에 전달, 100대 정부과제에 들어갔고, 대구시도 군공항 이전을 위한 부서를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느닷없이) 지난해부터 통합이전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제 정권도, 정치 상황도 바뀌었기 때문에 재검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구청장도 “대구시가 통합이전안을 먼저 꺼내지만 않았어도 군공항만 이전할 수 있는 가치는 충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k-2 군공항의 경우 다른 군공항과 달리 군공항 외에도 군수사령부와 전투사령부도 있어 근무 인원만 4000여명에 가족까지 합치면 만명이 훨씬 넘어 대구 어떤 기업 직원 수 보다 많다”면서, “여기에 10년치 소음피해 보상금을 미리 당겨 주면 받을 곳은 얼마든지 있는데 대구시가 이런 노력들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구시가 군공항만 이전할 수 있는 방안이 있었는데도 통합이전안을 내 놓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밀양신공항 유치 실패로 권 시장이 마음이 급해졌기 때문이다”고 꼬집었다.
대구통합신공항 추진은 전체 사업비가 대구시의 올해 예산(7조5400억원)과 맞먹는 수준의 대형사업으로 재선을 노리는 권영진 시장 입장에서는 꼭 성사시켜야 할 사업이지만, 찬반 논란이 재점화 되면서 다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2월 예비이전 후보지가 선정된 후 9개월 여가 지났지만 대구시가 통합이전을 위한 최종 이전부지를 확정하지 못한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대구통합신공항은 “지역사회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못박은 점도 권 시장에겐 부담이다. 여론도 녹록지 않다. 지난 두 차례 조사에서 군공항만 이전하자는 의견이 64.6%며, 둘다 남겨두자는 의견도 11.5%로 대구시민 2/3가 통합이전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 조사됐기 때문이다.
같은 당 내 경쟁자이기도 한 이진훈 수성구청장은 대구통합신공항 추진 저지에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재만 최고위원 또한 통합이전 반대를 분명히 하고 나서 대구통합신공항 찬반을 놓고 격돌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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