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가 말과 악수하는 모습
[부산=일요신문] 박영천 기자 = 가을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자성어가 바로 ‘천고마비’다. 말의 계절이라고 불리는 가을, 말 테마파크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본부장 정형석)도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아무런 의심 없이 가을을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찌는 계절’이라 부른다. 하지만 ‘천고마비’ 실제로 맞는 표현일까? 오늘 대한민국 최고의 말 전문기관인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경과 함께 가을 하늘과 말에 대한 진실을 알아보자.
#높은 하늘 天高
탁 트인 시야와 평소보다 높고 푸르른 하늘은 가을이 왔음을 가장 실감나게 하는 변화이다. 실제로 가을 하늘이 유난히 푸르게 보이는 이유는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어있다. 대기 중 태양광선의 산란을 방해할 오염물질이 가장 적은 계절이 가을이기 때문이다.
오염물질의 대기 중 농도가 낮고, 건조한 가을에 공기 분자가 태양빛을 충분히 산란시켜 하늘을 더 푸르게 만드는 것이다. 천고마비 중 ‘천고’는 실로 틀린 말이 아니다.
그렇다면 ‘마비’의 경우를 보자. 가을엔 정말 말들이 더 살이 찔까? 눈에 보이는 맑은 하늘과는 달리, 말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기 힘들다. 이에 ‘마비’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본부장 정형석)에게 흥미로운 자료를 건내 받았다.
#살찌는 말 馬肥
현재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는 총 1,235두의 경주마가 입사해 있는데, 이 경주마들은 평균 1달에 한 번 꼴로 경주에 출전한다. 경주에 출전하는 모든 경주마는 ‘마체중 검사’라는 것을 하는데, 이때의 체중기록을 근거로 경주마의 체중변화를 분석한 자료가 있다. 조사 대상은 2017년 월별 경주에 출전한 국산마와 외산마 8,782회의 기록이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경주마를 대상으로 한 2017년 체중 조사 결과, 1년 평균 체중은 481.8kg다. 놀랍게도 1년 중 가장 체중이 많이 나간 달은 12월인데, 이달 경주마의 평균체중은 485.06kg로 연평균 체중보다 3.26kg 무거웠다.
경주마 평균체중이 가장 가벼웠던 달은 한여름인 7월이었는데, 이달의 경주마 평균체중은 479.81kg로 연평균 체중 대비 1.99kg, 12월 대비 5.25kg 가벼웠다.
신기한 점은, 한여름 7월에 최저점을 찍은 경주마의 평균 체중이 가을에 점차 회복세를 그려 12월에 최고치를 찍었다는 것이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가을에 말이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옛말이 전혀 근거 없는 말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500kg에 달하는 경주마에게 5kg정도의 차이는 1%로 아주 미미하다고 할 수 있다. 경주마의 경우 경주에서 전력질주를 하고 나면 많은 에너지 소모로 인해 10kg이상 체중이 감소한다. 이렇게 본다면 월별 미세한 체중변화는 계절적 요인 때문이라고 보기 힘들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관계자는 “계절에 따라 생체리듬이 달라져서라기보다는, 같은 훈련을 해도 상대적으로 체력소모가 많은 여름을 지난 후 선선한 날씨가 오면 체력소모가 줄어들어 체중감소 추이가 적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천고마비의 가을이 완전히 맞는 말은 아닐지라도 나들이하기 좋은 날임은 확실하다. 하늘이 푸른 말의 계절에 렛츠런파크 부경을 ㅈ방문하는 것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10월과 11월 렛츠런파크 부경이 가을을 맞아 말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들을 준비했다. 가을꽃 축제와 금관가야 마철축제, 할로윈축제 등 가족, 연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이벤트들이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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