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재호(부산 남구을, 더불어민주당, 사진) 의원에 따르면 2017년 9월부터 11월까지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감시단과 국토교통부 등이 최근 10년 간 부울경 지자체를 퇴직한 건설기술자 411명의 경력증명서를 전수 점검한 결과, 42명의 경력증명서가 허위로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허위경력자들의 퇴직 당시 직급은 5급 이상의 관리직이 29명으로 약 70%를 차지했다.
이들은 주무관 등 부하직원의 감독 업무에 관여한 정도가 미미해도, 이를 자신의 경력으로 100% 인정받는 특혜로 하위직보다 많은 용역 건수와 실적을 본인의 경력으로 등록했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고위직 출신들이 하위직 또는 민간기술자보다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re-Qualification)의 참여기술자 평가에서 더욱 많은 점수를 받게 돼, 고액의 연봉을 받고 관련 용역업체에 재취업할 수 있는 불공정한 구조가 운영됐다.
그동안 지자체 및 공기업의 사업·인사부서 담당자들은 건설기술자 경력확인서를 발급해주면서 증빙자료 부재 등으로 진위여부 확인이 곤란하고 시일이 오래된 경력에 대해서는 증빙자료 확인 없이 경력확인서를 발급해주는 관행이 팽배했던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건설기술인협회는 지자체와 공기업의 공신력을 믿고 경력확인서에 대해서는 사후검증을 하지 않은 채 경력증명서를 발급해줬다.
부울경 지자체 출신 허위경력자들이 불공정하게 수주한 지자체 및 공공기관 발주 용역은 42건, 212억 5,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최고 금액은 한국수자원공사가 발주하고 부산시 공무원 출신이 수주한 에코델타시티 1구간 실시설계용역으로 금액은 25억 2천여 만원이다.
불공정 수주 용역은 고가교 및 터널 정밀안전진단, 절토사면 및 옹벽 정밀안전진단, 도로건설공사 설계 등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부실용역으로 인한 시설물 안전에도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박재호 의원은 “기술력이 부족한 업체가 허위 경력증명서를 이용해 불공정하게 용역을 수주하면 선량한 업체에 피해가 갈 뿐 아니라, 부실용역으로 인해 시설물 안전에도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허위경력자들과 이들이 참여한 용역에 대한 조속한 처분과 함께 경력관리 전산시스템 도입 등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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