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융(IB)업계와 카카오 등에 따르면, 카카오는 넥슨 인수를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인수 자문사는 아직 선정되지 않았고 내부 검토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예비 입찰이 시작되는 오는 2월 중순 이전에 인수 여부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판교 오피스. 사진=고성준 기자
이후 업계에서는 중국 게임업체 텐센트를 비롯해 글로벌 사모펀드, 미국 디즈니·일렉트로닉아츠(EA)와 전략적투자자(SI) 연합 등 다양한 인수 후보가 거론됐다.
카카오는 넥슨의 다양한 IP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넥슨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넥슨은 다른 게임사들과 달리 카카오 플랫폼에 신작을 입점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출시해 왔다. 이에 따라 카카오가 넥슨을 인수하게 되면 게임사업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넥슨의 창업자인 김정주 NXC 대표는 NXC가 보유하고 있는 넥슨 지분 매각을 추진 하고 있다. NXC는 넥슨의 지주사로, 넥슨재팬의 지분 47.98%를 갖고 있다. 일본 상장사인 넥슨재팬은 넥슨코리아를 비롯해 수많은 국내외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넥슨의 실질적인 몸통회사다.
넥슨재팬의 시가총액은 현재 약 13조 원이다. 이 가운데 NXC의 보유지분은 약 6조 원이고,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김정주 대표의 지분가치는 약 8조~10조 원에 달한다는 게 투자금융업계 평가다.
이에 따라 카카오 넥슨 인수 방식으로 국내 자본 중심의 컨소시엄 구성 가능성이 나온다. 넥슨 매각 규모가 10조 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자금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현재 카카오의 현금성 자산은 1조 2000억여 원이다. 여기에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등 다른 사업에 대한 투자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카카오의 주요주주인 텐센트가 카카오를 통해 넥슨을 인수하려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과거 텐센트는 넷마블과 액토즈소프트, 블루홀 등을 통해 1500억 원의 자금으로 카카오 게임즈 지분을 확보했다. 넷마블이나 액토즈, 블루홀은 텐센트가 지분을 보유한 한국 게임사다.
한편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넥슨이 해외 기업에 팔리는 상황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장은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NXC 대표와 대학 동문이자 비슷한 시기 창업에 뛰어든 IT 벤처 1세대다. 과거 한게임을 이끌면서 김 회장과 게임 업계 1위 자리를 두고 경쟁하기도 했다.
앞서 김정주 NXC 대표는 넥슨 매각에 대해 “어떤 경우라도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많은 혜택에 보답하는 길을 찾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