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서 롯데피해자연합회가 시위하고 있다.
연합회는 지난해 6월부터 정의당과 협력해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롯데 계열사들은 이들의 요구에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일요신문’취재 결과 연합회 소속 6개 피해업체 중 아리아는 이달 현재 롯데 측이 유일하게 적극적인 합의를 요구하고 있어 연합회 안팎에서 본격적인 사태 해결의 전기가 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류근보 아리아 대표가 연합회와 함께 본격적인 시위에 나서면서 롯데쇼핑 정 아무개 상무를 통해 수시로 연락하고 합의를 요청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쇼핑은 추혜선 정의당 의원실에도 류 씨와 협의 의사를 수차례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류 씨는 2007년 10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롯데백화점 지하 1층에서 식당 아리아를 운영했지만 백화점으로부터 매장 강제 폐쇄, 입점업체 직원 강제해고, 금품접대 요구 등 갑질 피해를 봤다고 주장한다.
류 씨는 폐점 후 귀국해 국회의사당 등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모스크바 롯데백화점을 운영하는 롯데쇼핑은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훼손을 했다며 그를 검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2017년 10월 류 씨를 무혐의 처리하면서 그의 주장 대부분을 사실로 인정했다.
검찰은 롯데쇼핑이 강제로 아리아를 강제 철수시켰고 롯데의 일방적 음식 값 할인 강요, 금품수수 사실을 인정했다. 검찰은 2013년 9월 롯데 측이 회식을 위해 주류를 판매할 수 없는 아리아에 술을 준비하라고 강요했고, 이를 거부하자 영업정지 조치를 한 것도 사실로 인정했다.
영업정지 조처에 아리아 측이 반발하자 롯데백화점 측은 아리아 식당 종업원 15명의 백화점 출입증을 회수한 사실도 강제 해고로 인정했다. 롯데백화점 측이 류 씨가 식당 금고에 보관 중인 47만 루불을 무단으로 가져갔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검찰은 사실로 인정했다.
검찰 수사 결과로 인해 롯데쇼핑은 태도를 바꿔 류 씨에게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조정신청을 하고 조정을 받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조정을 받는 과정에서 류 씨는 “롯데쇼핑이 터무니없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성토하면서 조정은 결렬됐다.
연합회 결성 이후 롯데쇼핑은 류 씨와 정의당에게 지속적인 합의 의사를 전달하고 있다. 류 씨는 “롯데쇼핑이 대화를 하자면서 지난해 11월 쯤 시위를 이유로 또 다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는 등 이중정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합의를 하겠다면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에 나서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추혜선 의원실 관계자는 “롯데그룹과 연합회 소속 피해업체들이 일괄 합의를 추진하고 있다. 개별적으로 원만하게 해결된다면 환영할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류 씨에게 합의의 뜻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다만 아리아가 영업을 해온 러시아 직역은 환율 변동이 심한 지역이니 제 3의 공인기관을 통해 명확한 피해 근거를 산출하자는 뜻을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회 소속 업체들은 아리아를 포함해 가나안RPC(롯데상사 피해업체), 아하엠텍(롯데건설 피해업체), 신화(롯데마트 피해업체), 아리아(롯데쇼핑 피해업체), 에이케이인터내셔날(롯데몰 수원점 입점 피해업체), 성선청과(롯데슈퍼 피해업체) 등이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