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기 교수가 꽃보다 꽃나무, 조경수를 만나다를 발간했다.
[경남=일요신문] 박영천 기자 = 국립 경상대학교(GNUㆍ총장 이상경) 농업생명과학대학 환경산림과학부 강철기 교수는 ‘꽃보다 꽃나무, 조경수를 만나다’(경상대학교출판부, 326쪽, 3만 원)을 펴냈다. 이 책은 국내외 조경수를 총망라할 ‘조경수를 만나다’ 시리즈 3편 중 첫 번째 책이다.
경상대학교에서 조경학을 가르치는 ‘꽃나무 스토리텔러’ 강철기 교수가 꽃 피는 나무 16종에 관한 종합 백과사전을 집필했다. 이 책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 피는 나무 16종을 450장에 달하는 생동감 넘치는 사진으로 보여준다.
꽃이 피는 시기에 따른 국내외 식재 사례, 꽃 이름의 유래, 역사에 기록된 꽃, 국내 및 국외 전설, 모양이 유사한 꽃과 성질이 비슷한 나무들, 꽃나무의 군락지 정보까지 더했다. 식물학 책이지만 신화, 한시, 추억담 등 흥미로운 이야기를 더해 에세이처럼 쉽게 읽도록 독자들을 배려한 점도 눈에 띈다.
각종 오염 물질을 정화하고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기 위해 실내 조경 못지않게 실외 조경도 중요하지만 가로수나 조경수 식재에 관한 책은 많지 않다. 강철기 교수는 우리 주변 혹은 정원에 심으면 좋을 꽃나무를 소개한다. 꽃나무의 꽃말과 의미를 인문학적인 통찰을 더해 썼고, 꽃나무들의 모양과 특성, 꽃 피는 시기, 식재 방법 등을 연결 지어 설명하여 이름을 모르고 지나쳤던 우리 주변의 꽃나무가 내 생활 속으로 들어올 수 있게끔 친근하게 썼다.
강철기 교수는 꽃나무를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는 우선, 이름부터 제대로 알고 불러야 한다고 말한다. 아명이나 일반명이 아닌 ‘국명(國名, National name)’으로 통일해서 부르자는 말이다. 예를 들어 배롱나무를 흔히 백일홍나무나 목백일홍으로 부르고 있다.
여기서 백일홍나무나 목백일홍은 일반명에 해당하고, 배롱나무는 우리나라가 표준으로 정한 국가표준식물명인 국명에 해당한다. 우리의 삶과 보다 더 밀접한 나무인 조경수는 현재 국명이 아니고 일반명이나 별명, 향명으로 불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강철기 교수는 각 꽃나무의 이름을 정확하게 표기하고, 구분하기 힘든 수십 종류의 나무의 국명과 특징, 꽃 색깔 등의 정보를 꼼꼼하게 챙기고 있어 도감으로서 역할도 충분하다.
꽃 중의 꽃, 모란꽃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은 고작 일주일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강철기 교수는 꽃의 모양이 서로 비슷하고 작약속(Genus Paeonia)에 속하는 작약과 모란을 적절이 배식하면 꽃을 즐길 시간이 한층 길어진다고 한다. 창덕궁 낙선재를 비롯한 궁궐의 화계에는 실제로 이런 식재 기법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개나리와 진달래, 벚꽃과 진달래, 자주목련과 백목련 등을 적절히 심으면 함께 피어있을 때에는 강렬한 색채대비로 아름다운 공간을 연출할 수 있고, 한 종이 지더라도 다른 한 종이 피어 있으므로 꽃을 감상할 기간을 늘리는 장점이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직후 열린 G20정상회담 참석 차 우리나라에 방문했다. 희생자를 애도하는 마음을 담아 백악관에서 목련 묘목 한 그루를 가져 왔다. 이 나무는 미국 대통령 잭슨이 먼저 세상을 떠난 부인 레이첼 여사를 기리기 위해 여사의 집에서 가져와 백악관에 심은 목련의 묘목이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이 나무가 뜻하는 꽃말인 ‘고귀함’과 ‘부활’의 의미를 희생자들에게 전했다. 강철기 교수는 조경수를 식재할 때 꽃의 의미에 대해서도 고려해서 심어야 한다고 말한다. 잘 심은 나무 한 그루는 그 공간의 의미와 분위기를 모두 결정한다.
강철기 교수는 앞으로 나올 두 권의 ‘조경수를 만나다’ 시리즈를 통해 우리 주변의 꽃나무 중 조경수로서 가치가 있는 꽃나무를 엄선하여 인문학적 관점과 실용적 측면을 두루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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