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이 한국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로건을 만나봤다.
“UFC가 한국에도 중계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훌륭한 파이터인 김동현과 정찬성(4월 WEC 데뷔전에서 화제를 모은 선수)을 보면서 한국 격투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그리고 나는 태권도 블랙 벨트를 갖고 있다.”
UFC 114가 끝난 후 링사이드 중계석에서 만난 조 로건은 직업만큼이나 밝은 표정이었다. 한국의 기자가 직접 취재하러 온 것에 놀란 듯 자신이 태권도를 오랫동안 수련했고, 한국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음을 강조했다.
“90년대 4년 연속 매사추세츠 주 태권도 챔피언이었다. 그리고 에디 브라보(천재 주짓수 선수)에게 주짓수를 배워 갈색 벨트까지 땄다. 코미디언이기에 앞서 원래 파이터라고 할 수 있다.”
조 로건은 할리우드에서도 알아주는 코미디언이다. NBC TV 등에서 <피어 팩터(Fear Factor)> <더 맨 쇼(The Man Show)> 등의 유명 쇼프로를 진행했고, 인기라디오 시트콤에도 주연으로 출연했다. 현재도 미국에서는 유명한 사이트인 ‘유스트림’(Ustream)의 ‘팟캐스트’(podcast)를 맡아 입담을 과시하고 있다.
로건은 1997년 UFC 12 때 당시 UFC의 주최사인 SEG로부터 전문 인터뷰어로 스카우트됐다. 그리고 특유의 입담으로 단번에 UFC를 대표하는 인물로 부상했다. 하지만 SEG가 부도 위기에 처하면서 돈벌이가 줄었다. 주위에서는 훨씬 더 많은 출연료를 보장하는 연예프로그램의 제의를 거절하고 한 번에 고작 수천달러밖에 받지 못하는 UFC에 매달리는 그를 이해하지 못하기도 했다. 그나마도 SEG가 사실상 파산상태가 되면서 UFC를 잠깐 떠나기도 했다. 하지만 2001년 ZUFFA가 UFC를 인수하면서 로건은 다시 UFC로 돌아왔고, 이제는 해설과 함께 전문 인터뷰어로 맹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버니 최고이지 않은가. 금요일 UFC 경기가 열리는 곳(주로 라스베이거스)을 향해 비행기에 몸을 실을 때마다 가슴이 설렌다. 나는 UFC의 ‘프로페셔널 해설가’가 아닌 ‘프로페셔널 팬’으로 불리고 싶다.”
이렇게 유명인사이자 UFC의 ‘산역사’이다 보니 로건은 마크 콜먼, 댄 세번 등 흘러간 스타는 물론이고 오너인 로렌조 퍼피타-프랭크 퍼피타 형제, 그리고 대나 화이트 대표와도 친구 사이다.
또한 태권도와 주짓수를 연마한 선수 출신이다 보니 심심치 않게 그의 경기출전 얘기가 나오고 있다.
2005년에는 액션배우 웨슬리 스나입스와 MMA시범경기를 펼치는 것이 추진돼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그래플링 대회 출전설이 널리 퍼져 있다. 로건은 “웨슬리 스나입스와의 대결은 애초 그가 받아들일 가능성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그래플링 대회 출전은 지금도 고려하고 있다. MMA는 큰 부상을 당할 수도 있지만 그래플링은 탭을 하면 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로건에게 이날(UFC 114) 김동현과 경기 후 링인터뷰를 하지 않은 이유도 물어봤다. 혹시나 경기가 화끈한 승부가 아닌 판정으로 끝나서일까 궁금했던 것이다.
로건은 “천만에, 결코 그렇지 않다. 김동현의 경기는 훌륭했다. 예상을 깬 완벽한 승리였다. 그의 그라운드 기술은 놀랍다. 인터뷰를 하지 않은 것은 생방송 시간에 맞추려다 보니 아쉽게도 할 수가 없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로건은 올 초 오랫동안 동거해온 여자친구와 함께 LA를 떠나 콜로라도로 이사했다. 지난 여름 태어난 딸아이를 LA와 같은 시끄러운 곳에서 키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자 인터넷에서는 ‘로건이 2012년 세상이 멸망한다는 종말론을 믿어 콜로라도로 도피했다’, ‘로건이 비밀단체인 일루미나티(illuminati)의 멤버다’는 등 각종 루머가 퍼지기도 했다.
태권도 유단자인 로건은 “UFC의 인기가 더 높아져 한국에서도 대회가 열리고, 그 해설을 위해 태권도의 종주국인 한국을 방문했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라스베이거스(미 네바다 주)=유병철 스포츠전문위원
ein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