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사랑 후 남겨진 무게’ 권기철 作, ‘숭고한 노동’ 김결수 作
[대구=일요신문] 권기철·김결수 2인전이 대구 중구 김광석 거리 내 Gallery MOON101에서 오는 11월 5일까지 열린다.
두 작가 간 공간성을 활용한 조합은 어떠한 결과로 과정을 이야기 하고자 한 것일까?
작품을 품을 수 있는 공간에서 최대치 효과를 얻기 위해 한지 위에 대범한 붓질로 내면을 내던지는 권기철.
숭고한 노동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지난한 세월 속에 사용된 오브제로 작가의 삶을 창출하고 있는 김결수가 같은 공간에서 만났다.
‘어이쿠! 봄 간다’ 연작에 이어 ‘사랑 후 남겨진 무게’로 태어난 권기철의 근작은 예전 원색의 화려한 봄 색깔을 화면에 가득 풀어놓았던 것과 달리 인생의 봄을 보낸 중년작가의 원숙미를 담고 있다.
‘사랑 후 남겨진 무게’ 권기철 作
내면의 울림이 조형적 울림으로 치환돼 시각적으론 더욱 강렬함을 자아낸다.
동양사상을 작품활동의 근간으로 삼아 온 비정형적이고 확정되지 않는 것들의 아름다움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과감하게 형상을 제거했다.
이는 자유로움 속에서 질서를 찾아내며 흐트러짐 속에서도 하나의 틀을 유지함이 더욱 대범해지면서 한층 여유로움을 품고 있다.
노동의 효과성을 만들어 놓은 물성에서 찾았다면, 이번 작품은 작가의 본질적 노동으로 나를 다시금 찾기 시작한 것이다.
김결수는 코로나19 펜데믹 시국에서 네온 빛에 의한 차가움의 그림자를 자라나는 식물의 새싹으로 대비시켜 현재 예술가들이 처한 위기 상황에 따뜻한 희망을 전달한다.
‘숭고한 노동’ 김결수 作
이름 모를 풀잎들이 새벽이슬을 먹고 자라듯 추수하고 남겨진 볏짚, 현대문명의 상징인 네온은 세상사 희로애락으로 인간사에 점철을 나타내 준다.
그렇게 찾아 낸 오브제들은 작가의 노동을 거쳐 비로소 예술로 다시 태어난다.
즉 과거의 콘텐츠에 감수성과 노동력이 더해지면서 시간이 단절되지 않고 미래로 이어진다.
인간들의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됐던 도구를 통해 숭고한 노동의 효과를 재인식하며 희망을 전달한다.
#달성군, 김민수·한승훈 초대전
‘만화속 나의 영웅이야기’ 김민수 作, ‘FIND THE WAY’ 한승훈 作. 달성군 제공
김민수·한승훈 초대전이 오는 11월 5일까지 달성군청 내 참꽃갤러리에서 열린다.
달성군의 여든 한번째인 이번 초대전은 전통 민화를 현대인의 생활과 정서에 맞게 재해석하는 김민수 작가와 인형의 이미지를 회화적 작업을 통해 현대인의 공허함과 외로움을 다독이는 한승훈 작가의 작품 30여 점을 전시한다.
김민수는 우리나라 전통 그림인 민화에 등장하는 길상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작업을 하고 있다.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바로 건강과 재물, 안녕에 대한 기원이다.
작가는 자신의 예술 활동이 보는 이들에게 평화와 안정, 힘이 돼 주길 바란다.
작가의 ‘영웅부적’ 시리즈에서는 만화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현실에 실제 존재하지 않지만 우리는 가상의 영웅들과 쉽게 교감하며 연결되어 있다.
작가는 만화의 주인공들을 현시대에 우리의 바람이 투영된 새로운 도상으로 표현하고 있다.
특히 전시장 가운데는 거울을 중심으로 ‘또 다른 모습-비치다’가 전시돼 있다.
그는 “거울을 보면 거울 속 라인의 벽사적 의미들이 거울 속에 옮겨가 거울을 보는 사람에게 그러한 기운이 스며들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한승훈의 그림 속에는 큰 눈, 작은 코와 굳게 다문 입술을 가진 캐릭터가 등장한다.
커피를 마시거나 책을 보거나 혹은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사색하는 듯이 서 있는 모습이다.
그 모습은 현대인의 화려하고 정돈된 삶의 모습과 같아 보이지만 표정 어딘가에 공허함과 허무함, 우울과 적막까지 느껴진다.
작가의 작품은 작가 특유의 담담한 시선으로 세밀하게 표현돼 우리들의 삶을 보다 더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느낌을 준다.
그는 “작품을 통해 공감과 사색을 하며 텅 빈 내면을 채울 에너지를 찾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성영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