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명령서가 붙여진 신천지 대구교회. 지난해 4월2일부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건물 폐쇄가 유지되고 있다.
[대구·경북=일요신문] 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나오자 방역당국이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 상황이 지난해 2~3월 신천지 대구교회의 집단감염으로 시작된 1차 유행보다 더 심각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며 종교시설 방역에 대해 더 치밀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당시 2월18일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첫 확진자 발생 직후 신천지교회 건물 및 부속기관 전체가 강제 폐쇄되면서 대대적인 전수조사와 집중치료가 이뤄졌다. 시민들의 철처한 방역의식까지 덧붙여져 신천지 대구교회는 4월2일을 끝으로 더이상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강경한 건물 폐쇄와 대면 금지가 한달 반만에 ‘확진자 제로’ 효과를 낸 것이다.
대구영신교회의 경우도 누적환자가 80여명에 그쳤는데 교회 자체가 폐쇄되면서 추가 확진자는 나올 가능성이 적어진 것이다. 비대면 예배수칙을 어긴 교회에서 뒤늦게 확진자가 발견되면서 후속 대응에 하기보다는, 초기부터 강경한 대응 및 예방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5일 0시 기점으로 대구지역 교회 관련 확진자만 20명이다.
대구 동구(광진중앙교회)와 수성구(성덕교회, 큰샘교회)에서 교역자, 교인, 가족, 지인 등 20명이 잇따라 확진됐다. 누적 확진자는 광진중앙교회 80명, 성덕교회 26명, 큰샘교회 17(경산시 4명 이관) 등이다.
시는 일부 교회에서 비대면 예배를 강행하는 사례를 적발, 방역수칙 위반 전례가 있는 57곳과 지하에 위치해 감염 위험도가 높은 종교시설 40곳을 집중 점검하고 위반 시 강력한 행정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경북 상주시와 포항시는 잇따라 기독교 선교시설 ‘BTJ열방센터’ 측에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발령했다.
5일 김병삼 포항 부시장이 긴급브리핑을 열고 상주BTJ열방센터와 관련된 모든 출입자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는 행정명령을 발표하고 있다.
센터 방문자, 종사자, 거주자, 모임 참여자, 인터콥 선교단체 상주지부 관계자 등 검체 대상자를 선정하고 검사 기한을 정했다. 행정명령 위반 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거한 형사처벌은 물론 입원, 치료비, 방역비 등 손해에 대한 구상 청구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종교시설 가운데 유난히 교회 확진이 많은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셀수 없이 많은 교파 파생으로 통제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봤다. 상대적으로 확진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성당의 경우 교회와 달리 하나의 통일된 신앙조직체를 구축하고 있다.
타 종교에 대비해 예배를 진행하는 것 이외에도 선교, 전도, 찬양, 성경공부 등의 후속모임도 매우 활발한 데 이것 또한 다양한 감염 경로의 요인으로 꼽힌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나 하나쯤이야 하는 방심이나 현 상황에 대한 섣부른 낙관이 그동안 우리가 모두 힘들게 버티면서 잘 지켜냈던 공동체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시민 모두가 방역의 주체가 되길 당부했다.
남경원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