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앱 이름에서 은근히 기대되는 것처럼 이동통신사나 혹은 카카오톡, 마이피플 같은 여타 메신저의 메시지를 무차별적으로 가로챌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로지 해당 앱을 통해 타인에게 보낸 무료 문자메시지의 경우에만 가능하다. 기존의 여러 무료 메시지 앱과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있는 것이다.
해당 앱은 설치하는 것 자체로 상대방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타인이 봐도 좋다는 암묵적 동의를 한 것으로 간주된다. 모든 메시지는 익명이다. 심지어 메시지를 받은 본인조차도 누가 보냈는지 확인할 수 없다. 훔쳐보는 사람 역시 마찬가지다. 이 앱은 받는 사람은 한 사람이지만 여러 명이 종이를 돌려가면서 글을 적어주는 ‘롤링페이퍼’와 유사하다. 나 이외에 타인이 특정 상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앱의 메뉴는 크게 ‘엿보기’(Keek), ‘가로채기’(intercept), ‘우편함’(Postbox), 세 가지로 나뉜다. 엿보기는 원하는 사람의 전화번호를 입력해 본인이 직접 메시지를 보내거나 혹은 그 사람에게 온 메시지를 훔쳐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인터셉트는 해당 앱을 통해 주고받은 모든 이용자의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훔쳐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우편함은 자신이 받은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다.
어찌 보면 별로 대단치 않은 아이디어일 수도 있지만 출시 이틀 만에 사용자를 10만 명이나 확보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훔쳐보기를 좋아하는 사람의 심리를 제대로 파고들었다는 평가다.
이진언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