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하우젠 에어컨과 모델 장진영(왼쪽), LG 휘센 에어컨과 모델 이영애. | ||
그렇지만 최근 남부지방 한낮 기온이 30℃를 넘고 전국이 평년보다 5℃ 이상 높은 기온 분포를 보이는 등 고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에어컨 구매가 늘어나고 있다. 또 올해 ‘쌍춘년’ 특수를 맞아 혼수용 에어컨 수요가 증가하는 것도 판매 증가의 요인이다.
국내 에어컨 시장의 특징은 LG전자-디자인, 삼성전자-기능, 대우일렉-가격으로 승부하고 있다는 것. 또 에어컨 전문 업체인 위니아만도와 캐리어는 기업용 중대형 에어컨 판매에 힘입어 업계 3,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출시된 에어컨 제품은 지난해보다 훨씬 화려하고 세련된 디자인, 입체 냉방, 쾌적 취침을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외에 강력냉방, 절전기능, 공기정화기능 등이 강화되었다.
내수시장에서 40∼45%대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LG전자의 ‘휘센’(Whisen)은 ‘한층 고급스러워진 디자인’과 ‘고기능&고효율’을 2006년 제품의 컨셉트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지난해 빨간색과 파란색의 심플한 단색을 탈피해 동양적인 무늬의 삼족오 문양을 새겨 넣은 ‘오리엔탈 골드’ 제품에 기대를 걸고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올해 예약판매된 에어컨 중 프리미엄급(색깔있는 스탠드형) 중에서 오리엔탈 골드 모델이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라고 한다. 액자형 에어컨에는 쿠르베의 ‘선셋’, 르누아르의 ‘로즈’ 등 명화를 넣어 인테리어 소품의 기능을 겸비했다.
또 실외기 한 대에 에어컨 3대를 연결해서 쓸 수 있는 ‘3 in 1’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거실과 안방 이외에 방 하나를 추가로 더 냉방할 수 있도록 해 에어컨 한 대를 추가로 팔 수 있는 유인효과가 있다.
LG전자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오기 직전인 5월 말까지 무상점검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3만 가구에 대한 사전 점검 서비스로 호응을 얻어 올해 3만 5000가구를 점검할 예정이다. 또 에어컨 서비스 전문 자격증 제도를 만들어 업계 1위의 명성에 걸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30∼35% 점유율로 내수 2위인 삼성전자 ‘하우젠’(Hauzen)은 냉방효율을 높이고 전력소비를 낮춘 ‘슈퍼 서라운드’ 기능을 갖춘 신제품을 출시했다. 디자인에서 앞서는 LG를 잡기 위해 고기능, 고효율의 기술적 우위를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 왼쪽부터 캐리어 에어컨과 모델 최진실, 위니아만도 에어컨과 모델 지진희, 대우일렉 클라쎄 에어컨과 모델 차승원. | ||
기존 멀티형 에어컨이 실외기 한 대로 에어컨 두 대를 가동할 경우 냉방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을 개선했다고 한다. 또 스탠드형을 제외한 벽걸이형 두 대만으로 구성된 멀티에어컨도 선보였다.
LG전자가 올해 선보인 ‘3 in 1’ 제품에 대해 삼성전자는 “실외기 1대로 이용하는 에어컨 숫자가 늘어날수록 냉각 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삼성전자 제품도 3대까지 연결할 수 있지만 권장하지 않는다”며 LG전자를 꼬집고 있다. LG전자 측은 “냉각효율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3대를 연결하는 것은 시스템 에어컨(건물 전체를 공동으로 냉방하는 것)의 기술을 접목시킨 LG전자만의 독보적인 기술”이라며 맞서고 있다.
LG전자가 올해 선보인 오리엔탈 문양에 대해 삼성전자는 “에어컨 전면에 무늬를 처음 새긴 것은 삼성의 하우젠이다. 음양각 인쇄 기법을 이용해 클래식한 페이즐리 무늬를 지난해 선보이자 올해 LG가 이를 따라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LG전자를 추격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3월 한 달간 에어컨 보상판매를 하는 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가전업계 3위인 대우일렉은 유독 에어컨 시장에서는 5위로 밀려나 있다. 그 사이를 차지한 것이 에어컨 전문 기업인 캐리어와 위니아만도다. 2004년까지 업계 3위를 차지하던 위니아만도는 지난해 3위 자리를 캐리어에 내주었다. 2003년 만도에서 분리된 위니아만도는 자동차용 에어컨을 공급하던 기술력을 자랑하며 업소용 중대형 에어컨에서 인기를 끌어 왔다. 위니아만도는 김치냉장고 ‘딤채’에 주력하면서 에어컨 사업이 상대적으로 소홀해지고 있다고 전해진다.
1902년 에어컨 최초 개발자인 윌리스 캐리어의 이름을 딴 캐리어(Carrier)는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중대형(업소용) 시장에서 인기를 끌어왔다. 지난해는 전체 판매량에서 위니아를 제치고 업계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업소용에서 강점을 보이던 캐리어는 올해 가정용 시장에서 대기업 제품과 경쟁하기 위해 화려한 컬러와 디자인을 도입한 큐(Q)시리즈를 출시하고 탤런트 최진실을 CF모델로 선정해 LG전자-이영애, 삼성전자-장진영에 맞설 계획이다.
에어컨 업계에서는 5위인 대우일렉은 내부에 팬을 하나 더 단 ‘클라쎄(Classe) 인터쿨러’ 제품으로 냉각 효율을 높이고 가격을 최대 22만 원 할인하면서 본격적인 무더위와 월드컵 마케팅을 통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우종국 기자 woobea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