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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의 내용은 제목처럼 한성주의 과거를 파헤친 뒤 자신이 생각하는 한성주의 진실을 주장하는 것이었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한성주의 진실은 곧 ‘대중에게 알려진 모습의 한성주와 실제 한성주의 모습이 다르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익명의 제보자는 한성주의 과거를 둘러싼 다양한 의혹을 폭로하고 있다. 물론 이는 이메일을 보낸 익명의 제보자가 주장하는 일방적인 내용일 뿐, 사실로 확인된 사안은 아니다.
이와 유사한 한성주 사생활 폭로 이메일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사이에도 여러 건 연예부 기자들에게 도착했다. 이 가운데 일부 이메일에선 이메일을 보낸 이가 자신을 ‘크리스 수’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또 다른 이메일에선 영문 버전과 한국어 버전이 함께 담겨 있기도 했다. 당시 거듭된 한성주 폭로 이메일들은 한성주와 소송으로 얽혀 있는 크리스토퍼 수가 한국어를 아는 지인에게 영문으로 보낸 이메일을 지인이 한국어로 번역한 뒤 국내 주요 언론사로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누가 6개월 만에 다시 한성주 사생활 폭로 이메일을 보낸 것일까. 가장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이는 크리스토퍼 수 본인이나 그의 지인들이다. 이들은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사이에 유사한 한성주 사생활 폭로 이메일을 연이어 언론사에 보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당시에 사용하던 이메일 주소가 아니기 때문에 당시와 동일한 인물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메일을 보낸 익명의 제보자가 크리스토퍼 수 내지는 그의 지인일 가능성은 여러 곳에서 포착된다. 우선 이메일을 보낸 이가 외국에 거주 중인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메일 계정이 외국에서 주로 사용하는 Gmail과 Hushmail이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 수와 그의 지인들 역시 대부분 해외에 거주 중이며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사이에 발송된 한성주 사생활 폭로 이메일 역시 해외에서 발송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당시 이메일 계정은 Gmail이었다.
이번 한성주 사생활 폭로 이메일을 받은 기자들의 이메일 리스트에서도 과거와 중복성이 확인되고 있다. 대개의 경우 이런 형태의 제보성 이메일은 언론사 공식 제보 이메일이나 담당 기자의 회사 이메일로 보내진다. 그런데 이번 한성주 사생활 폭로 이메일은 한성주를 담당하는 기자들의 사적인 이메일로 도착한 사례가 많다.
그렇다면 어떻게 익명의 제보자가 각 언론사의 한성주 담당 기자를 알고 있으며, 그들의 사적인 이메일 주소까지 확보했을까. 지난해 한성주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블로그가 등장했을 당시 한성주를 담당하는 각 언론사 연예부 기자들은 블로그에 게재된 이메일을 통해 블로그 운영자와의 접촉을 시도했다. 이후 한성주 사생활 폭로 이메일이 발송된 이메일 주소 역시 대부분 당시 해당 블로그와 거기에 기재된 이메일을 통해 접근을 시도했던 기자들에게 발송됐다. 당시 소속 언론사 이메일이 아닌 사적인 개인 이메일을 통해 해당 블로그 기재 이메일로 취재를 시도했던 기자들의 경우 이번에도 대부분 당시의 개인 이메일로 이번 폭로 이메일을 받았다.
결국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사이 한성주의 사생활 폭로 이메일을 보낸 이가 사용한 관련 기자 이메일 리스트와 이번 사생활 폭로 이메일을 보낸 이가 활용한 기자 이메일 리스트가 동일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과거 이메일과 이번 이메일을 보낸 이가 동일 인물이거나 지인일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이런 까닭에 이번 한성주 사생활 폭로 이메일을 보낸 익명의 제보자가 크리스토퍼 수 본인이거나 그의 지인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크리스토퍼 수의 법적 대리인인 법무법인 '청파'의 이재만 변호사는 크리스토퍼 측이 보낸 것이 아닐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익명의 제보자는 이런 이메일을 언론사에 발송한 것일까. 물론 크리스토퍼 수와는 무관한 제3의 인물의 ‘장난성 제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번 이메일에는 관계자들의 실명이 다수 거론되는 등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다. 또한 다른 이메일 계정으로 두 번씩 동일한 이메일을 보낸 신중함을 놓고 볼 때 단순한 장난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성주나 크리스토퍼 수 등과 무관한 인물의 장난성 제보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만약 크리스토퍼 수나 그의 지인이 보낸 이메일이 맞다면 크리스토퍼 수가 뭔가 행동을 취하기 위한 신호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한성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을 당시 크리스토퍼 수의 한 지인은 한 매체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재판이 본격화하면 크리스가 직접 입국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렇지만 이재만 변호사를 선임해 본격적인 소송전이 시작된 이후에는 이메일 발송 등 기자들과의 접촉을 철저히 피해왔다. 얼마 전엔 공판에 크리스토퍼 수의 모친이 증인으로 출석할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무산됐다. 지난 공판에 그의 친구가 출석했을 뿐이다. 만약 이번 이메일이 크리스토퍼 수 측에서 보낸 것이라면 다시 국내 기자들과의 접촉을 시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크리스토퍼 수가 입국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예측까지 불거지고 있는 형국이다.
크리스토퍼 수는 현재 한성주와 민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맞고소로 인해 형사 소송도 진행했지만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크리스토퍼 수가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자 검찰은 기소 중지 처분을 내렸다. 크리스토퍼 수가 입국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민사 재판은 물론이고 기소 중지 상태인 형사 소송도 다시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