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6집 앨범 <싸이 육甲> 사진과 '강남스타일' 뮤비 캡처 사진. |
이번 싸이의 6집 앨범 [싸이 육甲]의 타이틀곡 '강남스타일'은 발매되자마자 단번에 국내 주요 음원 서비스 사이트에서 정상을 휩쓸었고 해외에서 빌보드 케이팝 차트 1위에 올랐다. 이미 한국 내에서 그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입지를 굳힌 터라 이 정도 성과를 얻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가능한 일이었다.
예상치 못한 일은 그 후에 일어났다. 지난달 29일 힙합 뮤지션 겸 배우인 티페인과 팝스타 로비 윌리엄스 등 유명 연예인들이 자신의 트위터에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언급하자 순식간에 화제가 되기 시작했다. 유튜브에 올라온 그의 뮤직비디오 조회수가 1000만 건을 넘어서는가 하면 미국 채널 CNN에서도 그의 뮤직비디오를 소개하기에 이르렀다.
CNN 앵커는 ‘강남스타일’에 대해 매우 중독성이 강하고 코믹한 요소를 가지고 있는 음악이라고 소개했고, 리포터는 “나도 뮤직비디오를 15번 봤을 정도다”라고 말해 ‘강남스타일’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또 ‘강남스타일’ 곡명의 ‘강남’이 서울의 영향력 있는 지역 중 한 곳이라고 설명을 덧붙이며 진지하게 뜻을 해석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그의 뮤직비디오를 ‘홍대스타일’과 ‘대구스타일’로 패러디 해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외국인들도 앞다퉈 ‘강남스타일’에 나오는 ‘말춤’을 따라하거나 뮤직비디오를 패러디해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세계를 중독시킨 싸이 신드롬은 어디에서 왔을까. 2001년 처음 등장했던 가수 싸이는 한 마디로 충격 그 자체였다. 키 크고 늘씬한 아이돌 가수들 틈에서 키 작고 배나온 아저씨 몸매를 한 댄스 가수는 싸이 밖에 없었다. 그의 무대는 더욱 엽기적이었다. 민소매에 딱 달라붙는 옷을 입고 기름진 올백 머리에 코믹한 춤 동작, 그리고 “완전히 새됐어”라는 저속한 단어와 능청스러운 표정연기까지. 싸이(PSY)라는 이름이 싸이코(Psyco)의 앞 글자에서 따온 것임을 감안했을 때 그는 기존의 한국 가요계를 뒤엎은 ‘이단아’임에는 틀림없었다.
인기 가도를 달리고 있던 그에게도 시련은 닥쳤다. 그는 대마초로 물의를 일으킨 데 이어 병역 비리로 군 생활만 55개월을 하게 됐다. 싸이는 2003년부터 2005년 11월까지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의 병역 특례 요원으로 선발돼 병역을 마쳤다. 그러나 검찰이 싸이의 부실 근무 정황을 발견해 문제가 됐고 군 제대를 하고 같은 해 12월 논산 훈련소로 입대했다.
그러나 그는 특유의 낙천적 성격으로 위축되지 않고 재기를 노렸다. 2010년 발매된 앨범에 수록된 ‘싸군’ 가사에는 “대마 떼다 빵 가도 싸군 훈련소만 두 번 가도 싸군”이라며 자신의 상처를 희화화시키기도 했다.
그의 인기 비결은 코믹과 엽기, 당당함을 겸비한 그만이 지닌 특유의 스타일일 것이다. 그러나 그가 지닌 인기곡을 척척 만들어내는 뛰어난 작사․작곡 실력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자신의 곡뿐 아니라 여러 인기곡들을 직접 작사, 작곡한 가수이기도 하다. 렉시의 ‘애송이’ 이승기의 ‘내 여자라니까’ 서인영의 ‘신데렐라’ DJ DOC의 ‘나 이런 사람이야’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기존의 한류 스타들은 빼어난 외모는 기본이고 해외에 많은 돈과 노력을 들여 프로모션 한 결과였다. 올해 초 박진영은 자신의 트위터에 “나와 원더걸스가 미국시장에 도전하지 않았다면 JYP는 돈을 훨씬 더 많이 벌어 난 몇 백억대의 부자가 됐을 것이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강남스타일’ 뮤비의 인기로 싸이는 저스틴 비버 소속사의 러브콜을 받았다고 한다. 그의 첫 데뷔가 예사롭지 않았듯이 싸이가 이번 해외진출로 남들과는 다른 한류를 만들어낼지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다영 인턴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