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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N <응답하라 1997> | ||
CJ E & M(CJ)이 새로운 드라마의 강자로 거듭나고 있다. 단순히 드라마 한두 편의 시청률 대박으로 이뤄지는 현상이 아닌 그 동안 CJ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축적해온 저력이 드라마를 통해 꽃을 피우고 있다는 점에서 CJ 드라마의 약진은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그 동안 CJ는 계열 케이블 채널들을 통해 <뱀파이어 검사> <꽃미남 라면가게> <히어로> <신의 퀴즈> <닥치고 꽃미남 밴드> <인현왕후의 남자> <TEN> 등의 드라마를 방영했다. 공중파처럼 폭발적인 인기를 끈 작품은 없었지만 케이블 채널에선 유례없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마니아 팬층을 양산해왔다. 게다가 <신의 퀴즈> <뱀파이어 검사> 등은 시즌제로 자리 잡는데 성공하며 한국 드라마의 새 장을 열었다.
최근 이런 CJ 드라마의 약진은 tvN 화요 드라마 <응답하라 1997>로 평균 시청률 4%대를 기록 중이다. 케이블 채널에서 4%의 시청률이면 매우 기록적인 수치로 공중파에서 방영됐더라면 20%대는 기본, 평균 시청률이 30%를 넘었을 가능성이 크다. 공중파와 직접 비교가 힘든 케이블 채널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지만 <응답하라 1997>이 2012년 한 해 가장 큰 인기를 끈 드라마 가운데 하나라는 점은 분명하다. 게다가 5일부터 새로 시작된 tvN 수목 드라마 <제3병원>도 첫 회부터 김승우와 오지호의 캐릭터 대결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사실 <응답하라 1997>은 기존 드라마와는 커다란 차이점이 있다. 외형만 놓고 보면 드라마가 아닌 시트콤에 더 가깝다는 것. PD와 작가진이 모두 드라마가 아닌 예능 프로그램 출신으로 KBS <해피선데이> ‘1박2일’의 영광을 일궈낸 멤버들이다. 연출을 맡은 신원호 PD부터 이우정 이선혜 김란주 작가가 모두 ‘1박2일’ 출신이다. 게다가 책임프로듀서 역시 ‘1박2일’ 출신의 이명한 PD다. 항간에선 <응답하라 1997>이 매주 화요일 밤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두 회 연속 방영하는 까닭이 제작진 대부분이 ‘1박2일’ 출신이라 드라마도 매회 ‘1박 2일’동안 보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우수개소리까지 나돌 정도다.
남녀 주인공 서인국과 정은지가 모두 현직 가수들이며 중년배우 성동일이 극중에서 본명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 역시 시트콤스럽다. 게다가 이윤석 김종민 토니안 등 예능 스타들이 연이어 카메오로 출연했다. 게다가 90년대 노래들과 당시의 팬덤 문화 등이 드라마의 주된 흥행 요소가 된 부분 역시 예능적인 요소가 강한 드라마임을 알 수 있다. 결국 예능 프로그램에서 주로 활동하던 이들이 드라마에 시트콤의 요소를 더해 CJ만의 드라마를 만들어낸 것이 <응답하라 1997>의 성공요인이다.
이런 성공 이면에는 CJ가 음악 부문에서 쌓은 저력이 있다. 음악 전문 케이블 채널 Mnet을 중심으로 CJ는 오랜 기간 가요계에서 상당한 영향력과 관련 콘텐츠를 쌓아 왔다. 이런 힘이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을 통해 브라운관에서 발산되고 있는 것.
새로 시작된 드라마 <제3병원>은 영화적인 요소가 강한 드라마다. 영화 <비천무> <무영검> 등을 연출한 영화감독 출신인 김영준 PD가 연출을 맡았다. 이미 드라마 <아테나 : 전쟁의 여신>을 통해 영화적인 화면을 브라운관에 접목시켰던 김 PD는 이번 드라마에서 더욱 세련된 화면을 선보이고 있다. OCN 등 영화 전문 채널을 물론이고 영화 투자배급회사인 CJ엔터테인먼트를 갖춘 CJ는 영화계에서도 큰손 중에 큰손으로 통한다. 이런 영화계의 저력이 <제3병원>을 통해 드라마로 연결되고 있는 셈이다.
<응답하라 1997>의 종영이 임박한 상황에서 <제3병원>이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는 점에서 CJ 내부 분위기는 매우 밝다. 그만큼 매일 밤 11시대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은 급성장하는 CJ 드라마를 경계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