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1년 삼성전자 주총장에서 발언하는 장하성 교수. 오른쪽은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 | ||
경제개혁연대가 참여연대에서 분리된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참여연대의 활동영역 확대라 볼 수 있다. 경제개혁센터가 시민단체 타이틀로 남아있을 경우 펀드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개혁센터가 분리된 것으로 풀이하는 시각도 있다.
경제개혁연대의 향후 활동과 관련해 가장 큰 관심을 받는 부분은 역시 ‘펀드’다. 얼마를 펀딩해 얼마를 어떤 기업에 투자할 수 있겠는가에 재계의 시선이 쏠리는 것이다.
펀드는 경제개혁연대 전신인 경제개혁센터 1대 소장을 지낸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장이 맡는다. 장 교수는 지난 4월 ‘장하성 펀드’를 발족시켜 5월부터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해왔다. 이런 까닭에서 경제개혁연대의 투자활동이 장하성펀드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되기도 한다. 장하성 펀드는 현재 1300억 원가량을 모은 상태이며 연말까지 2000억 원 모금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참여연대의 투자활동이 투기자본처럼 흘러갈 가능성에 대한 논란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SK 경영권을 위협하다가 결국 8000억 원 단기 투자이익을 거두고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소버린과 곧잘 비교되기도 한다. 장 교수는 장하성 펀드 설립 당시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정부가 몇 년 걸려도 못해낸 일(SK 경영투명성 개선)을 소버린이 2년 만에 해냈다”고 평가한 적도 있다. 라자드자산운용과 펀드를 설립한 것에 대해서도 의문이 쏠렸다. 라자드는 한때 소버린의 SK 경영권 장악 시도에 앞장섰던 전력이 있다. 이에 대해 장 교수는 “그 라자드와는 다른 회사다”고 설명했다.
경제개혁연대 측은 기업에 대한 단기적 투자를 지양하고 특정기업이 아닌 여러 기업에 분산투자하며 대주주와 경영진과의 협력관계를 추구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투기자본과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는 주장이다.
천우진 기자 wjch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