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초 ‘H 산부인과 시신유기’ 사건이 세간의 화제가 됐을 당시 매스컴 보도에 따르면 사망자는 소위 ‘텐프로’(특급 룸살롱을 가리키는 은어)에서 일하는 여 종업원 이 아무개 씨(30)였다. 그런데 19일 한 매체를 통해 사망자 이 씨가 과거 배우로 활동했던 명문대 출신의 전도 유명한 연예인이었다고 보도되면서 이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확인 결과 이 씨를 ‘명문대 출신 연예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명문대 출신’이라지만 통상적인 개념의 명문대라기보다는 해당 학과 출신 연예인이 많아 연예계에서 ‘연예인 등용문’으로 불렸기 때문에 연예계에선 알아주는 대학으로 통한다는 의미에 가깝다. 물론 해당 학과에서 스타가 다수 배출됐지만 그 과에 입학했다고 누구나 연예계에 데뷔해 스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유명 연예인으로 보기에는 더욱 어려움이 따른다. 고인의 경우 대부분의 포털사이트에서는 검색조차 되지 않는다. 2000년대 중반 잠시 연예계 활동을 했던 것은 사실이다. 드라마와 시트콤, 그리고 예능 프로그램 등에 출연했던 이력이 있는 것. 그렇지만 그가 출연했다는 드라마와 시트콤 홈페이지에 게재된 등장인물 가운데에는 이 씨의 이름이 없다. 결국 비중이 크지 않은 단역으로 출연했었다는 얘기가 된다.
이 씨의 프로필을 접한 한 연예관계자는 “엄밀히 말해 연예인 지망생에 가까운 프로필로 보인다”며 “고인이 연예인임을 세상에 알려 연예인의 프로포폴 투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는 점에선 의미가 있지만 이 씨를 연예인이라고 지나치게 부각시키는 것은 연예계 전반의 이미지와 고인의 명예에도 그리 좋은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