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이창동 감독과 중화권을 대표하는 월드배우 장쯔이가 만났다.
5일 오후 부산 해운대 BIFF 빌리지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대담 프로그램인 ‘오픈 토크’에 이창동 감독과 장쯔이가 함께 등장해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 해운대에는 이 두 사람을 보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창동 감독과 장쯔이는 서로에 대한 인연을 소개했다. 이창동 감독은 “장쯔이의 오랜 팬이었다. 장쯔이가 출연한 <집으로 가는 길>이나 <와호장룡> 등의 작품을 보고 이런 나이에 이런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여배우가 있다니 놀라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랜 팬이었는데 나중에 영화제에서 만나게 됐다. 홍콩에서도 만났고 한국에서도 짧은 데이트를 했다. 인사동 거리를 같이 걸어 다녔는데 다행히 사람들이 아무도 몰라줬다. 같이 다니면서 행상으로부터 액세서리도 샀고 주점에서 막걸리도 먹었다”며 친분을 나타냈다.
이에 장쯔이는 이창동 감독에 대해 “몇 해 전 홍콩 아시아영화제 최우수 감독상 시상자로 제가 무대에 올랐다. 영화 <밀양>을 보고 마음속으로 최고 감독은 이창동 감독이라고 생각했는데, 봉투를 열었을 때 그 이름을 보고 더 기쁘게 시상을 했다. <밀양>을 너무 좋아하고 다른 영화도 훌륭하다. 배우로서 <밀양> 같은 영화를 만든 감독을 만난다면 제 스스로도 모르는 재능과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다는 열망을 갖게 됐다”고 고백했다.
서로 감독과 배우로서 함께 하고 싶은 마음도 전했다. 한 작품에서 만날 가능성에 대해 이창동 감독은 “장쯔이 같은 배우하고의 작업이 현실화된다면 나에게도 큰 힘이 될 것이다. 문제는 서로 중국 배우와 한국 감독이다 보니 두 사람이 한 작품에서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고 현실적 문제를 털어놨다.
이에 장쯔이는 “그래서 이창동 감독에게 언어장애인 역할을 하게 해 달라고 제안한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장쯔이는 이창동 감독과 자신의 사진을 나란히 놓은 오픈 토크 세트를 가리키며 “이창동 감독이 연출 뿐 아니라 남자 주인공 역을 맡아 나와 함께 출연해도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재치 있는 말로 주변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창동 감독과 장쯔이는 서로 같은 영화로 만나길 바란다며 오픈토크 인사를 끝마쳤다.
부산 =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