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10.81% 인수했다가 최근 일부 매각…최 이사장 측 “배당금 등으로 조금씩 투자하는 정도”
#스타리츠, 엠디호텔 두 곳 운영
최기원 이사장은 지난해 ‘우리투자조합’을 설립했다. 최 이사장은 우리투자조합에 71%를 출자했고, 나머지 29%는 장 아무개 씨가 출자했다. 이후 장 씨가 이탈하면서 현재 최 이사장이 현재 우리투자조합 100% 출자자다.
우리투자조합은 올해 1월 스타리츠 지분 10.81%를 인수했다. 스타리츠는 옛 모두투어 계열사로 부동산 투자가 주요 사업이며 호텔도 운영하고 있다. 스타리츠는 엠디호텔동탄점과 엠디호텔독산점을 갖고 있으며 두 호텔은 (주)엠디호텔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스타리츠가 (주)엠디호텔 지분 100%를 갖고 있으므로 사실상 스타리츠가 호텔을 운영하는 셈이다.
모두투어는 지난해 말 스타리츠 매각을 추진했다. 모두투어는 스타리츠 매각 이유에 대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한 핵심 사업 집중 및 보유 지분 매각을 통한 투자 자금 회수”라고 공시했다. 다른 배경도 거론된다. 부동산업계에서 리츠 사업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라본 점도 매각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스타리츠의 매출 규모는 모두투어 전체 규모에 비하면 크지 않았다. 모두투어의 지난해 매출은 1786억 원이었지만 스타리츠의 지난해 매출은 75억 원에 불과했다.
다만 매수자 입장에서 스타리츠가 가치 없는 회사는 아니었다. 스타리츠의 보유 부동산의 가치 때문이다. 스타리츠의 자산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993억 원이었다. 배당도 나쁘지 않았다. 스타리츠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220.26%에 달했다.
모두투어는 올해 1월 보유 중인 스타리츠 지분 42.16% 전량 매각에 성공했다. 해당 지분은 △알136 17.30% △포르투나1호투자조합 14.05% △우리투자조합 10.81%로 각각 넘어갔다. 매각가는 주당 5909원이었다. 알136과 포르투나1호투자조합은 스타리츠 지분 매입에 각각 80억 원, 65억 원을 투입했고, 우리투자조합은 약 50억 원을 지출했다.
알136이 현재 스타리츠 경영을 맡고 있다. 스타리츠는 대주주 교체 이후 부동산 개발 사업을 본격 추진하는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알136도 스타리츠의 목표를 ‘2030년 1조 원 규모의 리츠 운용자산 달성’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하지만 우리투자조합은 스타리츠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사실 스타리츠 인수 자체도 알136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투자조합은 알136에게 스타리츠를 소개 받고 일종의 우호 지분으로 투자했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우리투자조합은 지난 4월 스타리츠 지분 2.94%(23만 주)를 주당 4823원에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당 5909원에 매입해 주당 4823원에 매각했으니 2억 4978만 원을 손해 본 셈이다. 우리투자조합은 오는 7월 시행을 앞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의식했다는 후문이다. 해당 개정안에는 주요주주(지분 10% 이상 소유자)가 일정 규모 이상의 주식을 거래할 경우 매매예정일 이전에 매매목적, 가격, 수량 및 거래기간 등을 사전 공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스타리츠에 단순 투자 목적인 우리투자조합으로서는 향후 지분 매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에 지분율을 10% 이하로 낮춰 주요주주 대상에서 벗어난다는 것이다. 우리투자조합은 현재 스타리츠 지분 7.87%를 보유 중이다.
우리투자조합이 주당 4823원에 스타리츠 지분을 매각했지만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 최기원 이사장 측 관계자는 “우리투자조합이 스타리츠에 투자한 원금에 연리 15%로 알136에 매각할 수 있는 내용의 풋옵션 계약을 맺었다”며 “풋옵션은 스타리츠 지분 매입 6개월 후부터 행사가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몇 년간 스타트업에 꾸준히 투자
최기원 이사장은 SK(주) 지분 6.58%를 갖고 있다. 최태원 회장(지분율 17.73%)에 이은 SK(주) 2대주주다. 그럼에도 최 이사장은 SK행복나눔재단 활동에 집중하고 있으며 SK그룹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대신 최기원 이사장이 투자 활동에 관심이 많다는 소문이 재계에 널리 나돌았다. 실제 최 이사장은 지난 몇 년간 스타트업에 꾸준히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고, 지난해에는 오킨스전자에 50억 원을 투자했다.
최기원 이사장은 투자 활동으로 인해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최 이사장은 과거 투자자문회사 킨앤파트너스를 통해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자산관리에 약 400억 원을 빌려줬다. 킨앤파트너스는 이 아무개 씨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킨앤파트너스를 최 이사장의 차명 회사로 인정했다. 이 씨가 SK그룹의 비영리법인 행복에프앤씨재단 임원 출신이고, 최 이사장이 경영상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최 이사장은 별다른 처벌을 받지는 않았지만 한동안 구설수에 휘말려야 했다.
최기원 이사장은 최근 들어 국채 등 소위 안전자산 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 이사장이 대장동 사태로 인해 구설수에 오른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스타리츠의 경우에도 보유 중인 자산이 많고, 알136과 풋옵션 계약까지 맺었기 때문에 안전자산으로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최기원 이사장 측은 향후에도 사모펀드처럼 경영권을 염두에 둔 투자는 하지 않고, 안전자산 위주의 단순 투자만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앞서의 최 이사장 측 관계자는 “배당 등으로 받은 돈을 조금씩 투자하는 정도로 봐주면 좋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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