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 차원” vs “여전히 열악한 환경” 공방…‘입시 지옥’ 허난성 특수상황도 영향 미쳐
중국의 대학 수학능력시험인 가오카오가 6월 7~8일 열린다. 전국 수험생들, 학부모의 눈은 주요 대학과 도시들이 발표하는 입시 정책에 쏠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허난성의 발표는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
허난성이 발표한 5대 변화 중 첫 번째는 가산점 정책 변경이다. 그동안 허난성은 열사 자녀, 퇴역 군인, 소수 민족 출신 수험생들에게 최대 20점의 가산점을 부여해왔다. 허난성은 열사 및 명예칭호를 받은 퇴역 군인 자녀에게 20점을 주는 정책은 유지하기로 했다. 또 자율적으로 퇴역한 병사가 수능을 볼 경우 근무연한 등을 따져 가산점을 부여한다.
하지만 2024년부턴 소수 민족 가산점(10점)은 폐지된다. 또 홍콩, 마카오 주민과 그 가족 수험생들의 가산점 역시 10점에서 5점으로 낮아진다. 홍콩과 마카오 수험생들의 가산점 역시 2027년부터 사라질 예정이다. 다른 성에서도 가산점 정책이 논의될지 관심사다.
소수 민족 가산점 정책은 교육자원 불균형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격차를 메우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허난성 발표 후 한 교육 전문가는 “소수 민족 학생들은 열악한 환경, 언어 장벽, 교사 역량 취약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이는 당연히 수능 성적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가산점 정책 폐지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소수 민족 가산점에 대해서 지금까진 우호적인 견해가 많았다. 많은 젊은이들도 이 정책이 ‘공정성’을 저해하는 것은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소수 민족 가산점 정책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 많은 수험생들은 “소수 민족 학생들이 받고 있는 교육의 질은 다른 지역 학생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올해 입시를 앞두고 있는 허난성의 한 수험생은 “인터넷만 접속되면 누구나 질 좋은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요즘 누가 굳이 학원을 가느냐. 또 소수 민족에겐 지원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오히려 우리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를 하는 소수 민족 학생들도 있다. 가산점 정책이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일부 부모들의 편법과 꼼수도 도마에 올랐다. 자녀가 가산점을 받을 수 있도록 출신을 소수 민족으로 바꿔서 등록하거나 아예 어릴 때부터 이주를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수능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것일 뿐 아니라 명백한 범죄라는 지적이다.
허난성 발표 후 또 다른 교육 전문가는 방송에 출연해 “이 정책은 사회적으로, 또 교육적으로 매우 중요한 결정이다. 수능의 공정성을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수능 가산점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가 필요하고, 부정행위를 엄단해야 한다. 특히 민족 지위를 변조하는 행위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했다.
허난성 당국 관계자는 “소수 민족 학생들에게 다소 좋지 않은 뉴스임엔 맞지만, 이번 조치는 교육의 형평성을 포기하자는 뜻이 아니다. 보다 근본적으로 모든 학생들이 균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차원이다. 우리는 소수 민족 지역에 대한 교육 투자를 늘리고, 환경 개선에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난성의 입시 전쟁은 중국에서도 유명하다. ‘지옥’에 비견될 정도로 치열하다. 전문대를 포함해 대학이 211개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능 500점은 다른 성에선 중상위권 이상 대학에 진학할 수 있지만 허난성에선 전문대도 힘든 성적이다. 허난성의 우수한 학생들이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이유 중 하나다.
허난성의 또 다른 수험생은 “우리는 다른 성에 비해 진학 문이 좁다. 그렇다고 고향을 떠나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다. 허난성 수험생들의 성적은 다른 성 수험생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공부량 역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당국 관계자는 “허난성 학생들은 다른 성에 비해 제한된 진학 기회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매년 100만 명에 달하는 수험생을 받아줄 대학이 현저히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소수 민족 가산점은 상위권 학생들에게 박탈감을 준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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