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 더 재미있어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스크린에 복귀한 박해진은 극중 캐릭터 ‘상우’에 완전히 빠져 있었다.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
“상우라는 캐릭터는 저와 비슷해요. 오랜만의 복귀작에서 억지로 만들어낸 캐릭터보다 제가 잘 표현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었어요.”
대중에게 잊힐 법한 시기에 모습을 나타낸 박해진은 무리하는 것보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역할을 선택했다. 게다가 상우라는 캐릭터를 봤을 때 그 안에서 많은 느낌을 표현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가족을 버렸지만 자신에게 많은 것을 해준 누나 서영을 대하는 느낌, 누나에 의해 상처 받았을 아버지를 대하는 느낌,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는 여인들을 대하는 느낌 등 복합적인 감정을 가진 상우 역할이 박해진을 끌어당겼다. 하지만 박해진은 너무 매몰찬 연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누나가 너한테 어떻게 했는데 그렇게까지 하느냐’는 원성을 듣기도 했다.
“저는 더 매몰차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거기에 제가 흔들려서 받아준다면 누나 결혼 생활에도 위기가 닥치고 그걸 보는 아버지가 힘들어질 테니까요. 그 모든 것이 흔들릴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러는 거예요. 제가 돌을 맞더라도 누나에게는 그렇게 해줘야 할 것이라 생각을 하며 상우라는 캐릭터에 집중했어요. 그렇지만 곧 누나에게 매몰차게 했지만 그런 누나를 보면서 힘들어하는 상우의 모습도 드라마에서 나올 거예요.”
▲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
“제가 힘든 일을 겪었을 때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가족이었어요. 특히 누나에게 너무 고마운 마음이 크죠. 제가 우울증이 있었을 때 저를 병원에 데려갔던 사람도 바로 누나였고, 병역 비리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가장 앞장서서 나를 감싸주고 도와준 것 역시 누나였거든요. 당시 누나는 만삭이었는데…. 그렇게 태어난 아이가 조카 소율이에요. 뱃속에서 정말 고생이 많았을 거예요. 소율이에게 가장 미안해요. 그런 미안함을 소율이한테는 평생 갚아야 할 것 같아요.”
3년 전 박해진은 군 문제로 곤욕을 치렀다. 우울증 때문에 군대가 면제됐던 것이 밝혀지면서 군대 기피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결국 누명을 벗었지만 그에겐 큰 상처로 남게 됐다. 다행히 병역면제 관련 의혹이 모두 벗겨지면서 억울함은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문제는 어떻게 그 상처를 극복하느냐였다. 박해진은 상처 극복 과정에서 조카 소율이가 정말 큰 힘이 돼 줬다고 한다. 한참 힘겨워하던 시기에 태어난 조카를 보며 용기와 희망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소율이가 저와 많이 닮았어요. 저랑 소율이 돌사진을 보면 정말 둘이 똑같이 생겼거든요. 소율이는 이제 21개월 됐어요. 최근에야 말문을 텄는데 아직 날 삼촌이라고 불러줄 정도는 아니에요. 말은 잘 못하지만 말귀는 다 알아들어요. 아침마다 소율이가 절 깨워줘요. 누나가 밖에서 아침밥을 하고 있으면 그 작은 아이가 제 방문을 열고 들어와 ‘맘마!’하면서 밥 먹으라고 깨워요.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몰라요.”
소율이 이야기를 하면서 차분했던 박해진의 얼굴에 웃음이 만연했다. 그의 웃는 얼굴을 보니 드라마 상우의 다정다감한 모습이 떠올랐다. 누나 서영이와의 관계에선 매몰찬 상우지만, 연인으로 나오는 미경(박정아 분)과의 장면에선 시청자들을 설레게 할 정도로 훈남 모습으로 돌아간다. 자연스럽게 상우의 애정전선이 궁금해졌다. 사랑하는 미경의 시누이가 쌍둥이 누나 서영인 것을 알게 될 상황에 놓였는데, 두 사람의 위태로운 관계는 어떻게 전개될까.
“실제로도 드라마에서처럼 호정(최윤영 분)보다 미경이 더 좋아요. 친구 같은 털털함이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미경과 잘됐으면 좋겠지만, 지금 나도는 스포일러들을 보면 아무래도 호정이랑 잘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면 제일 상처받을 사람은 미경이가 되겠지만 서로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렇다고 반드시 상우가 호정이랑 잘 된다는 건 아니에요. 그건 인터넷에 떠도는 스포일러일 뿐이니까요. 작가 선생님께서 여쭤봤는데 자세히 말씀해주시지 않더라고요.”
▲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
“10회까지가 우재(이상윤 분)와 서영이가 결혼하기까지의 이야기라면 20회까지는 결혼 3년 뒤 서영이가 상우 등과 잘 지내고 있는 모습이에요. 그리고 21회부터 드라마의 3막이 시작되는데 점차 출연 인물들의 갈등이 시작돼요. 상우는 호정과 미경 사이에서 갈등하게 되는데 이런 갈등은 서영이의 결혼 생활 갈등으로도 연결되죠. 또 새로운 인물들도 등장할 예정이에요. 그만큼 더 재밌는 이야기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으니 앞으로도 <내 딸 서영이>를 많이 사랑해주세요.”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