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혜자 의원 “투자 금액(25억 원) 회수할 수 있을지 의문”
이날 행감에서는 양평 우리밀 산업과 관련하여 의원들의 집중 추궁이 이어졌다. 먼저 지민희 의원(국민의힘)은 “파종한 면적(69ha)에 비해서 수확량(25ha)이 많이 적다”면서 “농민분들의 어려움, 또 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어떠한 시행착오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해달라”고 주문했다.
지 의원의 이날 발언은 날씨 등으로 발아나 생육이 부진해 수확하지 못한 44ha(약 12만평)에 대한 책임론까지 일 전망으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들의 몫으로 남을 것이라는 우려가 드는 대목이다. 실제로 담당부서에서는 농사 망친 책임은 오롯이 농민에게 있다는 입장이다.
이어 오혜자 의원(국민의힘, 후반기 부의장)의 본격적인 추궁이 이어졌다. 오 의원은 추파 비용 1억 3160만 원을 겨냥해 “당시 날씨 등을 고려하면 수매가 어려운 사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밀축제 때문에 진행한거냐”면서 예산 낭비를 따지고 “날씨 영향에 대한 것도 미리미리 파악해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어야 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양평지역 날씨가 과연 밀 농사와 적합한지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제기한 것. 실제로 농업기술센터 내부에서조차 양평의 날씨가 밀 농사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의원은 이어 수감부서의 자료 준비 미비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우리 밀’ 정책자금 지원에 대한 질문에 담당 과장이 “자료 준비를 하지 못했다. 서면으로 답변을 드리겠다”고 답변하자 오 의원은 “여기에 홍보하러 오신 게 아니라 행감하러 오신 것”이라며 수감 자세를 질타하기도 했다.
# 혈세 25억 원 지원에도 망친 밀 농사 “농민 탓?”
이어진 “밀농사에서 가장 큰 문제가 뭐라고 생각을 하느냐”는 오 의원의 질문에 담당과장은 “가장 큰 문제는 지금 우리 양평 밀을 재배하고자 하는 농업인들이 밀 재배에 대한 어떤 확실한 기술이 아직 정립이 안 됐다는 것”이라면서 “밀농업 체계는 이모작 체계로 농업인들이 소득을 확보하는 시스템인데 농업인들이 아직 그런 장비라든가 어떤 그런 것들이 아직 구축이 안 됐다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수확하지 못한 책임을 역시 농민 탓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이다.
그러자 오 의원은 “지금 예산이 끝도 없이 들어가고 있다. 사실 우리 밀이 경쟁력을 갖기가 굉장히 어렵다. 일반 수입밀에 비해서 토종밀이 가격이 세다”면서 “투자되는 게 많으니까 가격이 셀 수밖에 없다. 또 수확량도 그렇게 많지 않다”고 비판했다.
# 우리 밀, 민선 8기 23년부터 24년까지 25억 여원 투입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본지가 양평군에 양평 우리밀 사업비와 관련하여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자료와 2023년과 2024년 행감 자료를 보면 2023년 파종기 1대 구입 3500만 원, 제1회 밀축제 예산 7,200만 원, 농작업 대행단 운영 8000만 원, 채종포 운영 3000만 원, 재배단지 조성 소형 농기계 2000만 원이다.
또 2024년 제2회 밀축제 예산 2억 9000만 원, 재배단지 임차료 3600만 원, 재배단지 조성 농기계 2억 원, 채종포 운영 3000만 원, 파종기 2대 구입 예정 4900만 원, 수학기 1대 1억5000만 원, 단월 창고 부지 매입 7억 5000만 원, 단월 농협 창고 리모델링 비용 8억 원과 농작업 대행단 운영 비용 등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얼추잡아 25억 원이 넘는다. 반면 민선7기에서 진행했던 토종자원 사업은 2023년 행감 자료에 따르면 민간시설 지원 등을 합해 총 30억여 원이 투입됐다.
오혜자 의원은 “그 금액(25억 원)이 회수할 수 있을지는 좀 의문이 든다. 또 판로 확보해서 수매한 것을 판매할 적에도 지원할 수밖에 없다. 가격 경쟁력이 안 되니까 일부는 또 지원을 해주어야 되는 사항”이라면서 “지금 경쟁력이 어느 모로 보나 사실은 제대로 돼 있지 않다. 그런데 이 사업을 계속해서 밀고 나가는 게 옳은지는 잘 모르겠다”고 우리 밀 사업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 ‘토종 벼’ 정권 바뀌자 ‘천덕꾸러기’...토종자원 사업 종료
민선7기 양평군이 추진했던 ‘토종 벼’ 사업이 정권이 바뀌면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민선8기 정권이 들어서면서 ‘토종 벼’ 사업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우더니 토종자원 사업이 종료되고 대신 ‘우리 밀’로 사업이 바뀌었다.
그러자 양평에 거점을 마련하고 ‘토종 벼’ 연구를 하던 토종벼품종연구회와 우보농장이 인근 여주로 자리를 옮겨 ‘토종 벼’의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월 여주에서 전국토종벼농부대회를 열고 우보농장 이근이 대표가 복원한 450여종 ‘토종 벼’ 볏단 전시와 함께 심포지엄을 개최하였고, 토종 쌀로 만든 가공식품으로 시음회, 시식회를 진행했다.
이처럼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하던 ‘토종 벼’ 사업처럼 ‘우리 밀’ 사업이 또 다른 보여주기식 정책은 아닌지, 진정으로 농민을 위한 사업인지 제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편,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는 밀 자급률을 오는 2027년 8%, 2030년까지 10%로 올리겠다는 농정 목표를 제시했다. 앞서 2018년에는 2017년 1.7%인 밀 자급률을 2022년 9.9%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밀 자급률은 여전히 1%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
김현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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