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서 가장 비싼 이건희 회장의 이태원 자택.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우선 재계 순위 20위권 총수들 집의 공시가격을 순위별로 살펴보자. 2007년 1월 1일 기준 공시가격 1위를 거머쥔 사람은 예상대로 이건희 삼성 회장. 이 회장의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의 공시가격은 91억 4000만 원. 대지 649평에 건물 연면적만 1040평에 이르는 이 주택의 보유세는 소형 아파트 한 채 값과 맞먹는 1억 6415만 1000원에 달한다(국세청 간편 세액 계산 프로그램으로 산출된 액수로 근사치임).
2위는 재계 13위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고 정몽헌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현 회장의 성북구 성북동 자택의 공시가격은 49억 6000만 원. 현 회장 자택은 245평 대지에 2층 건물을 올렸다. 현 회장 집의 올해 보유세는 8000만 원대다. 3위는 요즘 ‘보복 폭행 의혹’으로 연일 매스컴을 장식하고 있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종로구 가회동 저택으로 49억 원. 보유세도 8000만 원에 육박한다. 한화의 재계 순위는 9위. 집값으론 재계 ‘넘버3’에 오른 셈이다.
조사 대상 20명 중에 강남아파트의 ‘기본 시세’인 10억 원 미만의 집에서 거주하는 이들도 3명 있었다. 우선 가장 싼 집에서 거주하는 이는 재계 15위 CJ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재현 회장. 이 회장의 집은 중구 장충동의 J 빌라로 공시가격은 ‘겨우’ 5억 9200만 원. 6억 원 미만이라 종합부동산세도 내지 않는다. 이 회장 외에 재계 8위의 현대중공업 오너 정몽준 의원의 평창동 자택(9억 9800만 원)과 재계 7위 조양호 한진 회장의 종로구 구기동 자택(8억 8600만원)이 10억 원 미만이었다.
▲ 현정은 현대 회장의 자택. | ||
지난 1년간의 집값 상승률은 재계 16위 구자홍 LS그룹 회장의 신사동 A 빌라다. 2006년 1월 1일 기준 공시가격 14억 4000만 원에서 2007년 18억 7200만 원으로 무려 4억 3200만 원이나 올랐다. 상승률은 30.0%. 2위는 27.2%의 상승률을 기록한 강덕수 STX 회장의 트라움하우스, 3위는 김승연 한화 회장의 가회동 자택(22.9%)이 차지했다.
재계 수위를 다투면서도 집값에선 한참이나 밀려난 총수들도 있다. 재계 순위 2위인 정몽구 현대차 회장. 상업등기부상 그의 주소지는 청운동이지만 실제 한남동에 살고 있다. 정 회장의 한남동 자택의 공시가격은 29억 6000만 원. ‘집값 순위’ 10에 머물렀다. 재계 3위 최태원 SK 회장의 논현동 자택은 35억 9000만 원으로 6위였고 재계 4위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용산구 한남동 자택도 35억 7000만 원으로 7위에 그쳤다. 재계 5위 롯데그룹의 신격호 회장은 한국에 집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귀국 때마다 롯데호텔을 이용한다는 것. 신 회장의 아들인 신동빈 부회장의 한남동 H 빌라는 10억 4800만 원으로 17위를 기록했다.
▲ 이재현 CJ 회장의 빌라 전경. | ||
이밖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한남동 자택은 33억 원(집값 8위·재계 11위), 이명희 신세계 회장 한남동 자택 22억 7000만 원(집값 11위·재계 14위), 박문덕 하이트맥주 회장 방배동 자택 16억 7000만 원(집값 15위·재계 18위),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종로구 화동 자택 14억 1000만 원(집값 16위·재계 19위)이었다.
이성로 기자 roile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