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얼마 전까지 있었던 호수가 어느 날 갑자기 감쪽같이 사라진다면? 더 나아가서 그렇게 사라졌던 호수가 어느 날 갑자기 다시 나타난다면?
실제 이렇게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하는 신기한 호수가 있다. 아일랜드 북부의 루가리마 해안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나타나는 신비의 호수인 ‘루가리마 호수’가 바로 그곳이다. 일명 ‘사라지는 호수’라고도 불리는 이 호수의 비밀은 바로 지표면의 특성에 있다. 다시 말해 수많은 구멍이 있는 백악층(백색의 연토질 석회암) 위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인 것.
때때로 이 구멍들은 토탄(석탄의 일종)으로 막히게 되는데, 이 상태에서 비가 오면 물이 차올라 호수가 형성된다. 그러다가 일정 온도가 되면 다시 구멍이 뚫리고, 고여 있던 물이 땅속으로 흘러 들어가 언제 그랬냐는 듯 마른 땅으로 변한다.
한번 물이 차면 몇 주 혹은 몇 달 동안 호수가 되기 때문에 행여 물이 찼을 때 이곳을 지나갔던 사람은 마른 땅이 드러난 사진을 보면 과연 같은 곳인가 의아해하곤 한다. 호수에 물이 빠지는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일부러 때를 기다렸다가 방문하는 사람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