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도프의 사기로 다시 한 번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게 된 ‘폰지 사기’는 그 방법이 점점 세분화, 정밀화되고 있다. 그 본질을 우리식으로 간단하게 표현하면 ‘돌려막기’라고 할 수 있다. A 투자자에게 돈을 받아 운용하다 A가 투자금 회수를 요청하면 B 투자자의 돈을 빼서 주는 방식이다. 언뜻 봐서는 사기에 해당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투자금을 다른 재화 또는 기업에 투자해 부가가치를 창출, 이를 다시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정상적인 금융기관과는 태생부터가 다르다. 메이도프처럼 50년간이나 투자자들에게 고정적인 수익금을 나눠주고, 인출 요구가 있을 경우 지체 없이 인출에 응했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 때문에 수십 년 동안 대를 이어 메이도프와 거래해온 투자자들은 메이도프가 체포된 뒤에도 그의 범죄 사실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이탈리아 태생으로 지난 1903년 미국에 정착한 찰스 폰지라는 사람이 미국 땅에 처음 소개하며 ‘폰지 사기’라는 말이 통용되기 시작했다. 찰스 폰지가 다단계 사기의 창시자는 아니었지만 그가 1920년대 이 사기수법을 통해 워낙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다 체포되면서 그의 이름이 금융 다단계의 대명사처럼 쓰이고 있다. 1899년 윌리엄 밀러는 사기꾼이 ‘520% 수익률 보장’을 미끼로 내걸어 투자자들을 유인한 것을 필두로 최근까지 세계 각처에서 폰지 사기가 그치지 않고 있다. 2000년에는 사이언톨로지교의 지도자급 인사인 리드 스래트킨이 6억 달러를 모금하다 적발됐다. 당시 피해자는 500여 명이었으며 이중 대부분이 할리우드의 유명 연예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에는 LA에서 래리 토시오 오사키라는 일본계 미국인이 폰지 사기를 벌이다 체포돼 2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2006년에는 투자하면 15개월 안에 300% 수익률을 안겨준다는 폰지 사기범이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지역 부유층을 현혹하다 적발됐다. 세계적 팝스타 ‘백 스트리트 보이스’를 발굴한 유명 매니저 루 펄먼 역시 지난해 폰지 사기의 한 유형으로 20년간 투자자들을 속인 것으로 드러나 징역 300개월형을 선고받았다. 특이한 점은 펄먼이 투자자들에게 100만 달러를 갚을 때마다 수감기간이 1개월씩 줄어든다는 단서가 달렸다는 점이다.
이준 언론인
‘돌려막기’도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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