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YG 양민석 대표는 “YG가 추진하는 다양한 영상 작업의 시너지 창출과 전략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연기자 매니지먼트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배우들의 확보를 통해 아이돌그룹 위너의 모습을 담은 프로그램 <위너TV>처럼 방송 콘텐츠 제작 역량도 강화할 수 있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YG의 행보는 최근 가요 기획사들의 변화와도 맞물린다. 음반이나 공연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수익 모델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평가다. 특히 한류 시장이 날로 확대되면서 단순히 투어 형식의 공연이나 음악을 통한 수익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YG가 적극적으로 배우를 영입하는 건 영상 관련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려는 준비 과정”이라며 “이제 무대가 세계 엔터테인먼트 시장으로 넓어졌는데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타를 통한 인프라 구축은 물론 잠재력이 큰 영상 산업까지 동반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체 제작한 <위너TV> 방송화면 캡처(위)와 3D 홀로그램을 활용한 투애니원의 콘서트 무대.
YG와 양현석 프로듀서는 이른바 빅3 연예계획사로 꼽히는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와 비교해서도 단연 다양한 실험을 거듭하고 있다. 이들 세 곳의 회사 모두 케이팝을 주무기로, 여러 색깔의 인기 아이돌 그룹을 보유하고 있지만 영상 사업에 관한 한 차이가 뚜렷하다.
SM은 현재 방송 중인 MBC <미스코리아>와 KBS 2TV <총리와 나>처럼 국내 지상파 방송을 중심으로 드라마 외주제작에 집중한다. JYP는 SM처럼 적극적인 행보는 아니지만 KBS 2TV에서 시리즈로 방송했던 <드림하이>나 영화 <5백만불의 사나이>를 공동 제작하면서 차츰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다.
반면 YG는 가장 적극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YG는 지난해 ‘글로벌 콘텐츠 선두 업체가 되겠다’는 선언과 함께 지난해 5월 KT, 4D 솔루션 전문 업체인 디스트릭트홀딩스와 손잡고 콘텐츠 투자 배급사인 NIK(Next Interactive K, Limited)를 설립했다. 이후 YG는 3D 홀로그램을 활용해 소속 가수인 빅뱅과 투애니원 관련 콘서트를 영국 등에서 열어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2월엔 더 큰 규모의 공연을 일본에서 열 예정이다. 동시에 에버랜드에 ‘케이팝 홀로그램관’을 개관했고 최근 서울 동대문에 ‘클라이브’를 개관해 홀로그램 콘텐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양현석 프로듀서가 이끄는 YG는 할리우드 애니 <넛잡> 공동제작에 참여하는 등 영상 콘텐츠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1월 17일 미국에서 먼저 개봉한 <넛잡>은 첫 주 박스오피스 2위까지 올랐다. 개봉 3일 동안 모은 수익만 274억 원. 그동안 한국영화 중 미국 최고 매출액을 기록한 <디워>의 기록을 단 이틀 만에 넘어서는 성과를 냈다. 애니메이션의 경우 미국에서의 흥행이 국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넛잡>의 흥행 가능성은 밝다.
연예계가 YG의 행보를 주시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관계자들은 배우와 영상 콘텐츠 확보와 제작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YG가 영화와 드라마 제작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당장 가시화된 건 없지만 YG가 시작하는 영상 사업은 다른 회사들과 달리 ‘수출용’이라는 점에서 더 큰 기대를 모은다. 연예계 한 관계자는 “처음부터 물량을 쏟아 부어 드라마를 제작하는 건 YG의 스타일이 아니다”며 “레드로버 지분 참여나 홀로그램 콘텐츠처럼 더 넓은 시장에서 통하는 아이디어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