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작품은 모두 얇은 종이를 여러 겹으로 쌓아 만든 것으로, 보통 흉상 하나에 최대 8000장의 종이가 사용된다. 작품을 만드는 과정 역시 놀랍다. 먼저 아이디어를 스케치한 후 종이 사이에 얇게 풀칠을 한 다음 원하는 높이로 쌓아 올린다. 그 다음 띠톱과 앵글 그라인더를 사용해 자르고, 깎고, 밀어서 모양을 만들면 완성. 이렇게 그가 종이를 다루는 솜씨를 보면 마치 돌을 깎듯이 능수능란한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만질 때 진가를 알 수 있는 그의 작품은 불행히도 전시회에서는 함부로 만질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직접 만지고 싶다면 돈을 주고 구입할 수밖에 없다. 단, 주머니가 두둑할 경우에 한해서다. 얼마 전 뉴욕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팔린 그의 작품은 한 점당 1만~4만 8000달러(약 1000만~5000만 원)였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