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루이스 반 할 감독의 배려가 돋보이며 과연 세계적인 명장이라는 점을 강하게 각인시켰다. 어찌 보면 이번 월드컵을 가장 즐겁게 본 이들은 반 할 감독이 부임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들이었을 지도 모른다.
중계 화면 캡쳐
네덜란드는 13일 오전 5시(한국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 에스타디오 마네 가힌샤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3~4위전에서 브라질을 3대 0으로 꺾으며 3위에 올랐다. 준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에 승부차기 끝에 패하면서 결승 진출은 무산됐지만 연장전까지 무승부인 경우 승부차기에서 승패가 결정날 지라도 공식 경기 기록은 무승부가 된다. 따라서 네덜란드는 이번 월드컵을 무패로 마무리했다. 5승 2무의 공식 기록으로 대회 3위에 오른 것. 결승전 역시 승부차기까지 가지 않는다면 우승팀에 이어 유이하게 무패의 팀이 된 셈이다.
더욱 돋보인 부분은 23명의 선수를 모두 이번 월드컵에서 골고루 기용한 배려의 리더십이다. 이미 준결승전까지 22명을 출전시킨 반 할 감독은 3~4위전에서 마지만 한 명인 골키퍼 미하엘 포름(스완지시티)까지 교체 출전시키며 23명 전원 출전을 완성시켰다.
브라질 입장에선 굴욕이다. 후반 추가시간 반 할 감독이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출전하지 못한 미하엘 포름 골키퍼까지 교체 투입시킨 것. 브라질 입장에선 굴욕과 분노의 순간이지만 반 할 감독은 진정한 의리 엔트리가 뭔지 보여주며 팀을 진정한 하나로 이끌었다.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선수 전원을 배려하는 반 할 감독의 의리 엔트리는 특정 선수에 대한 의리를 중시한다고 비난을 받았던 홍명보 전 국가대표 감독의 의리 엔트리와는 정반대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