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단기’ ‘공단기’로 유명한 ST&컴퍼니가 입시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 2011년부터 최근까지 ST&컴퍼니의 브랜드는 빠르게 늘어나 15개나 된다. 여기에 ST&컴퍼니는 입시 업계 3강 중 한 곳을 인수하며 빠른 성장세로 학원업계를 놀라게 했다. 한 학원 강사는 “보통 학원업이라는 것이 어느 한 쪽 시장에서 몸집이 불어나면 전체 시장을 늘리려는 경향이 있다”며 “예를 들면 지난 2011년 메가스터디는 입시 업계에서 몸집이 불어나자 대학 편입학 시장 1위인 김영편입학원을 인수하며 성인학원 쪽으로 확장시켰다. ST&컴퍼니도 같은 맥락인 듯하다”고 말했다.
ST&컴퍼니가 입시 업계에 진출하며 스카이에듀를 인수한 것 자체를 의외라고 지적하는 시선도 있다. ST&컴퍼니는 지금까지 인수·합병(M&A)보다는 자사의 브랜드를 론칭하는 방법으로 회사를 키워왔기 때문이다. ST&컴퍼니는 성인 영어 시장에서 ‘영단기’가 흥행한 이후 공무원이나 승진 등 성인교육 업계에 진출하면서 자사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영단기 홈페이지.
그런 ST&컴퍼니가 입시 업계 진출만큼은 자사 브랜드를 출시하는 대신 M&A 전략을 택했다. 입시학원 관계자는 “입시 공부라는 것이 중·고등학교 때 한 번 좋은 인상을 받으면 해당 학원에 신뢰가 생기고 대학생이 되더라도 영어공부는 계속하니까 자연스레 중·고등학교 때 브랜드를 찾아가는 경우가 많다”며 “(폐쇄적인 입시 업계에서) 어려운 신규 진입보다는 검증된 브랜드를 인수하면서 전방위적 영어사업 확장을 꾀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중·고생 때 스카이에듀에 충성도가 생기면 대학 때 토익은 영단기, 공무원 시험은 공단기로 이어지는 사교육의 ‘수직계열화’를 달성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ST&컴퍼니의 입시 업계 진출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입시 업계 자체가 사양사업이라는 평가 때문이다. 입시 업계의 상징인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도 지난 4월 지분 매각에 나섰지만 적절한 구매자를 찾지 못해 지난 6월 매각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한 강연에서 “학부모들이 대학의 효용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있다”며 “앞으로 사교육비는 구조적으로 급격하게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ST&컴퍼니 관계자는 “입시 업계가 사양사업이라는 시각이 있다는 것은 안다”면서도 “하지만 토익 시장, 공무원 수험 시장을 빠르게 바꾼 것처럼 낡고 고착화된 시스템 개선을 이루어내면 수능 시장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