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뇌병변 언어장애로 혼자서는 움직일 수 없는 중증장애인 임승기(42)씨.
그는 지난 13일 오후 자세유지 기구를 이용한 채 주변인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광주시장실을 찾았다. 그리고선 자신이 직접 빚은 컵과 접시 등 6점을 윤장현 시장께 전달했다.
“24시간 활동보조를 해주신 덕분에 제 삶이 바뀌었습니다. 남들에겐 평범한 것이지만 저는 혼신의 힘을 다해 만들었습니다. 시장님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전해드리고 싶었어요.” 윤씨는 어렵게 말을 마쳤다.
이번 작품도 초벌구이 컵을 활동보조인이 잡아주면 입으로 붓을 물어 그리고, 스티커를 이용해 모양을 내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작품은 다른 중증장애인 8명의 작품과 함께 지난 11일부터 3일 동안 시청 1층 시민홀에서 세상과 만났다. 이날 윤 시장께 선물한 것도 전시했던 작품들이다.
예전 같으면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이번 주에 임씨는 경북자립생활센터에서 강연도 한다.
뜻밖의 선물을 받은 윤 시장은 “감사 인사를 받을 일 하지 않았다.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일 뿐이다. 오히려 너무 늦었다”고 했다.
이어 “오늘 세상에서 가장 값진 선물을 받았다. 우리 집 가보로 대대손손 소중하게 보관하겠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그늘진 곳, 아픈 곳, 힘든 곳을 결코 외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