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대학교는 지난 1999년 국내 최초로 장례지도학과를 개설하고 현재 전국 유일의 4년제 장례전공학과를 교육하고 있다.
장례지도학과에서는 염습 등 기본적 실무교육 위주의 기능적 교육을 탈피하여 시신위생처리, 법의학 등 고인의 존엄성을 높일 수 있는 의과학적 전문분야까지 교육하고 있다.
◆학생들의 시신봉합술 수업=을지대학교 성남캠퍼스 박애관 618호. 장례지도학과 실습실인 이곳에서 3학년 학생들의 봉합술 과목이 한창이다.
을지대학교 장례지도학과 학생들이 찢긴 상처부위를 봉합하는 ‘봉합술’을 실습하고 있다.
피부를 대신하는 ‘레자’라는 가로 20cm, 세로 20cm 가죽과 커다란 낚시바늘 같은 모양의 ‘봉합용 바늘(surgical needle)’, ‘바늘’을 잡을 수 있는 ‘니들 홀더(needle holder)’, ‘포셉(forceps)’, ‘외과용 가위(surgical scissors)’ 그리고 봉합에 빠져서는 안될 시신봉합용 실이 각각 테이블에 놓여지자, 학생들의 손이 분주히 ‘바늘’에 실을 꿰고, 봉합에 들어간다.
피부가 찢어진 모양과 시신의 상태에 따라 봉합방법도 다양하다.
장례지도학과 학과장 황규성 교수는 “고인에 대한 엄숙한 작업인데다가, 혹시 학생들이 다칠 우려도 있어 봉합술 수업만큼은 최대한 엄격하고 진지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로 나가는 장례지도사=을지대 장례지도학과는 학과의 교육과정 이수 및 졸업과 함께 장례지도사 국가자격증을 100% 취득하고 있다.
취업률은 11년 94.1%, 12년 89.7%, 13년 78.0%로 4년제 대학 전체 평균 취업률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며, 졸업생들은 현장일체형 교육을 기반으로 장사시설, 장례식장, 상조회사 등 전공을 살린 분야로 진출하여 취업률 전공일치도도 11년 94.12%, 12년 92.86%, 13년 96.3%이다.
을지대 장례지도학과는 학생들의 역량을 국내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하게 뻗어나갈 수 있도록 지난 2010년 8월 미국 샌안토니오 대학(San Antonio College. Texas, USA)과 복수학위제 협약을 맺었다.
학생들은 3학년 2학기에 샌안토니오 대학에서 1년간 34학점을 이수하면, 미국의 장례지도사 면허시험 시험 지원 자격을 갖게 된다.
학생들은 면허 취득 후, 미국 내에서 1~2년간 인턴십으로 실무를 익힌 뒤 정식으로 미국 장례지도사 면허를 취득하게 된다. 국내 최초 장례문화 선도 및 전문인력 학과로서 학생들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하게 본인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다.
◆현장적응력 향상을 위한 학습 운영=을지대 장례지도학과에서는 학생들이 배운 지식을 나눔을 실천하는데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이 국내에서 사망 시 본국으로 송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신위생처리(Embalming)가 필요한데 Em’s(엠스)는 교수 지도하에 교내에서 시신위생처리와 염습, 시신메이크업, 입관을 통해 고국의 유가족을 위한 장례절차를 봉사하고 있다.
이같은 현장 적응능력으로 국가적 재난에서도 학생들이 직접 활약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천안함 침몰로 영면한 46인의 용사들을 학생들이 직접 수습했다. 황규성 교수의 지도하에 학생들은 2010년 3월 26일 서해안에서 침몰 현장으로 달려갔으며, 시신의 보존을 위한 탈수방지 뿐만 아니라 시신메이크업, 복구 및 접견까지 책임졌으며, 해군참모총장의 표창장을 수여받았다.
또 지난 2010년 11월 23일 발생한 ‘연평도 포격사건’에서도 희생장병의 시신복원 및 메이크업 봉사활동을 비롯한 장례총괄을 지원, 해병대사령관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황규성 교수는 “장례문화를 선도하는 차세대 장례전문인 육성이 우리학과의 목표이다”며, “학생들이 사회로 나가기 전 죽음과 장례에 대해 생각하는 폭을 넓히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장례지도학과 교육과정의 특징이다”고 말했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