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실험이 실제 호주에서 진행돼서 화제다. 결과는 어땠을까. 놀랍게도 그 사실을 눈치 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지난 1년간 짙은 남색의 양복 한 벌을 입고 토크쇼를 진행했던 채널 9의 <투데이> 토크쇼 진행자인 칼 스테파노빅은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다. 신경을 쓰는 사람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가 이런 실험을 진행했던 이유는 성차별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서였다. 여성들이 패션 스타일 때문에 도가 지나치게 비판을 받는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었던 것. 그는 “나 같은 남성들은 보통 인터뷰 실력이나 유머감각 등 기본적으로 업무 능력에 의해 평가 받는다. 하지만 여성들은 다르다. 여성 방송인들은 종종 무슨 옷을 입었는지, 혹은 머리 스타일이 어떤지에 따라 평가 받는다. 그래서 이 실험을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그의 이런 지적은 전혀 근거 없는 것이 아니다. <투데이>의 공동 진행자인 리사 윌킨슨의 경우에는 지난 1년간 의상 때문에 종종 신랄한 비판을 듣곤 했다. 가령 어떤 시청자는 이메일을 통해 “도대체 당신의 스타일리스트는 누구입니까?”라고 비난했는가 하면, 또 다른 시청자는 “<투데이>의 의상은 특히 형편없고 끔찍하다. 스타일에 좀 신경 쓰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