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저분하게 보이긴 하지만 스타일 감각만큼은 뛰어난 슬라빅이 인터넷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의 인물로 떠오른 지는 이미 오래 됐다. 소문에 따르면 매일 최소 두 번씩 옷을 갈아입으며, 한 번도 같은 옷을 입은 적이 없을 만큼 다양한 패션 감각을 뽐낸다.
머리와 수염도 대충 만진 것 같지만 사실 옷 스타일에 맞춰 나름대로 신경을 쓴 것이다. 심지어 민소매를 입을 경우에 대비해서 겨드랑이 털도 깎았다.
슬라빅이 처음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은 사진작가인 유르코 댜치쉰에 의해서였다. 노숙자 센터에서 우연히 슬라빅을 목격한 후 그의 흥미로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게 된 것이 시작이었다.
댜치쉰은 “그는 아마 세상에서 가장 패셔너블한 노숙자일 것이다. 그는 다른 노숙자들과는 다르다. 그는 짐을 여러 개 들고 다니지도 않고, 쓰레기통을 뒤지지도 않는다. 그에게는 비밀의 장소가 있는데 아무도 그곳이 어디인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슬라빅의 행방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슬라빅이 마지막으로 목격됐던 것은 벌써 오래 전이다. 2013년 1월 마지막으로 모습을 보였던 그는 현재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어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그가 다른 도시로 떠났는지, 아니면 신변에 이상이 생겼는지는 알 길이 없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