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에서 나와 바다로 향하는 게들은 무려 1억 2000만 마리. 사정이 이러니 붉은 게들이 한꺼번에 행진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가히 장관이다. 최근 이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데 성공한 IT 전문가이자 아마추어 사진작가인 게리 틴데일(53)은 “섬 전체가 마치 붉은 카펫으로 깔린 것 같았다”라고 말하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런 게들의 위대한 행진은 몇 주간 계속 된다. 섬에 서식하고 있는 서로 다른 14종의 게들이 저마다 행진을 펼치기 때문이다. 때문에 게들의 산란기가 되면 주요 도로들에서는 교통 통제가 이뤄진다. 게들의 행진에 방해가 될까봐서다. 이 기간 동안에는 자동차를 타고 갈 때면 이리저리 게들을 피해 다녀야 하며, 심지어 어떤 때는 아예 걸어가는 게 빠를 때도 있다.
크리스마스 아일랜드에는 현재 약 1억 2000만 마리의 게들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섬주민보다 많은 수이다. 크리스마스 아일랜드의 주민은 2000명가량이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