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희작 ‘포항의 부두’(제1회 국전 특선작)/ 종이에 수채/ 100.0x80.3cm/ 1949년
[일요신문] 포항시립미술관은 새해를 맞아 15일부터 오는 3월29일까지 소장품으로 구성된 ‘이경희, 만(灣)의 풍경展’을 마련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포항의 근대성은 물론 한국 수채화 역사의 중요한 일면을 엿볼 수 있는 전시로서 지역 미술사 정립을 위해 지속적으로 수집한 결과를 선보이는 데 의미가 있다.
‘이경희, 만(灣)의 풍경展’은 1949년 국전 첫 회에 ‘포항의 부두’로 특선을 받으며 미술사적으로나 포항근대사에서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을 비롯해 구룡포, 죽도시장, 송도해수욕장 등 근현대기 포항의 풍경들을 주제로 경쾌하고 화려한 필치로 표현된 작품들과 함께 관련 자료(국전 특선 상장, 화구, 팸플릿, 포항 풍경을 담은 스케치북, 13세 때 그린 수채화, 화가의 사진 등)가 전시된다.
영일만은 유장하고 매우 급하며 돌연한 물굽이와 깊고 얕음의 변화가 흥취를 자아내며 해변 주위로 모여 있는 마을들은 역동적이며 경쾌한 아름다운 풍경을 뽐내는 곳이다.
이 같은 영일만의 풍광들은 포항지역 정서와 예술을 길러 냈고, 국내 수많은 예술가에게 감흥을 일으켜 작품 제작을 위해 많이 찾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원로화가 이경희 선생 역시 젊은 시절 영일만의 풍경에 매혹되어 미술사에서 중요한 작품을 제작했고, 여기에서 길러진 예술적 감성은 완숙한 예술관을 성취하는데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
이경희 선생이 바라보는 포항은 ‘치열한 삶의 현장과 휴양, 풍요가 한데 어우러진 역동적인 에너지가 있는 곳’임을 이번 전시에서 보여 주고 있다.
또한 맑은 포항의 하늘빛과 물빛, 그리고 여기에 주어진 어부들의 삶을 마치 여유로움을 즐기는 요트 배를 타는 풍요로움으로 보여준다.
부둣가 배들의 모습은 이경희 선생의 눈에는 거친 항해 이후 새로운 충전을 위한 안식처처럼 보이고, 정비를 마친 어선은 다시 조업을 떠나려 바닷물을 가르며 힘차게 미끄러져 나아가는 희망을 상징한다.
이러한 풍경을 통해 ‘삶의 희망과 휴식, 도전의 반복과 순환’으로 예술적 감흥을 구체화했으며, ‘포항의 풍경과 뱃전에서 일하고 있는 어부들의 강인한 삶’을 속도감 있는 붓질과 화려한 색채로 건강한 삶의 현장을 표현했다.
이번 전시는 무엇보다 원로작가 이경희 선생이 근대기에 포항을 배경으로 작품을 남겨 포항미술사에 두터움을 더해주고, 포항의 성격을 선명히 보여주는 컬렉션 전시로서 포항시립미술관이 유익하고 즐거운 장소로 인식되어 시민이 감동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미술관 3, 4전시실에서 수채와 53점과 함께 사진, 팸플릿, 작가자료, 스케치북 등 50여 점이 전시된다.
이동주 기자 ilyo8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