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코리안오크스배 우승 당시 최시대 기수의 모습.
[일요신문] ‘외유내강형’ 승부사인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최시대 기수가 300승 고지를 밟았다.
최시대 기수는 지난 15일 1900m로 펼쳐진 부경6경주(혼1,핸디캡 )에서 ‘벌마의꿈’에 기승해 ‘와이어 투 와이어(wire to wire)’로 300승을 장식했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란 출발게이트부터 선두를 내주지 않은 채 1위를 차지하는 것을 말한다.
출전경주마 중 가장 높은 부담중량인 60kg의 짊어지고 경주 초반부터 폭발적인 스피드로 경주로를 장악하며 2마신차 (5m) 우승을 기록했다. 60kg은 아무리 최전성기의 경주마라도 우승을 장담하기 어려운 중량. 하지만 최시대 기수는 물오른 기승술로 경마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개인 통산 300승 달성에 단 1승만을 남겨놓았던 최시대 기수는 올 시즌 2승을 수확하는 동시에 300승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지난 2007년 데뷔한 최시대 기수는 부경경마 데뷔 8년 동안 2,575경주에 출전해 개인 통산 300승 2위 285회, 승률 1.7 %, 복승률 22.7 %를 기록하며 부경경마 사상 300승을 넘어선 8번째 기수가 됐다.
소속조 오문식 조교사는 “최시대 기수는 대표적인 노력파다. 특히 지구력·끈기·승부욕 등 기수로써 갖춰야 할 모든 요소들을 지니고 있다. 말을 앞세우는 법이 없다. 묵묵히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고 큰 경주에서 맡은 바 역할을 다 해준다”고 칭찬했다.
최시대 기수는 데뷔 8개월 차인 지난 2008년 2월 공동1위를 차지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괴물신인’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당시 개장초기의 부경경마는 경주경험이 풍부한 용병기수와 서울·제주 출신 노장 기수들이 함께 출전하면서 극심한 혼전을 양상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뛰어난 기승술의 스타 신인기수의 탄생은 큰 관심사였다.
2008년 데뷔 2년 차에 40승 달성으로 정식기수 입성이 확실해 보였던 최시대 기수에게도 어김없이 슬럼프가 찾아왔다. 정식기수 등극을 앞두고 무리하게 페이스를 끌어올리다 부상이 잇달았던 것이다.
여기에 기수들 간의 치열한 우승 경쟁과 프리기수 제도가 도입되면서 기승횟수가 줄어 2009년 시즌 14승에 그치는 등 데뷔이후 최악의 슬럼프를 겪어야 했다.
최시대 기수는 슬럼프 극복을 위해 휴일도 반납한 채 하루 10두 이상의 경주마를 훈련시키며 안간 힘을 쏟아 부었다.
보이지 않는 노력에 힘입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최시대 기수는 2011년에는 부산광역시장배(GⅢ), 코리안오크스(GⅡ), 경남신문배 등 굵직굵직한 대상경주 우승을 휩쓸었고, 2013년 91승을 달성해 본인 최고 승수를 갈아치우며 ‘괴물기수’이라는 별칭을 다시 되찾았다.
지난해 역시 국산마 ‘경부대로’와 함께 한국경마 최고 권위의 대통령배와 그랑프리를 석권하며 한국경마 승부사로써 능력을 한껏 뽐냈다.
최시대 기수는 “외형상으로는 고집이 없어 보일지 몰라도 마음속으로는 누구보다 잘 하고 싶다.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고 항상 1등을 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태종 기수와 같이 1,000승 이상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아무도 깰 수 없을 수준의 기록을 세우고 싶다. 올해 개인 통산 최다 우승 기록을 깨고 싶다. 아마도 큰 부상이 없다면 시간이 해결해줄 것 같다”며 의지를 보였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