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토막살인 피의자 박춘풍
[일요신문] 동거녀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수원 토막살인 피의자 박춘풍(55,중국 국적)이 첫 공판에서 계획적인 범행은 물론 살인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박 씨는 경찰의 강압수사로 진술했다는 주장이다.
27일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이영한)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박씨는 “피해자와 서로 멱살을 잡고 다투던 중 바닥에 팽개쳤는데 머리를 방바닥에 부딪쳤고 이후로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박씨는 “죄송하다. 죽을 죄 지었다”면서도 국선변호인을 통한 진술에서 직접적이거나 계획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것이 아닌 폭행치사죄임을 주장했다.
박씨는 변호인을 통해 경찰 조사과정에서 살인의 고의를 부인하면 진술녹화를 중단하거나 무릎을 꿇리고, 야간에도 충분한 휴식 없이 계속 조사를 하는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박씨가 평소 피해자의 남자관계를 의심하며 폭력성향을 보였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며 항변했다.
법정에 나온 박씨는 공판 내내 두 손을 모으고 자리에 앉아 깊은 한숨을 내쉬거나 검사 측의 공소장 낭독시 몇 차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재판부는 박씨 측이 경찰의 자백강요를 주장하고, 검찰이 근거 없는 일방적 주장이라며 반박하자 추후 조사 경찰관을 증인으로 불러 심문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검찰은 당초 피의자 박춘봉의 이름으로 공소를 제기했으나 인터폴을 통해 확인한 결과 실제 이름인 박춘봉으로 공소장을 정정했다. 박씨는 중국 내에서 다른 범죄전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검찰이 재범 위험성을 들어 위치추적 장치 부착명령을 청구했다.
한편, 지난해 11월26일 수원시 매교동 자신의 월세집에서 동거하다 집을 나간 A(47.중국 국적)씨가 재결합을 거부하자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수원 팔달산 등 5곳에 나눠 유기한 혐의로 박춘풍을 구속기소했다. 박씨의 다음 재판은 3월10일 열린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