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40년까지 재개발·재건축 2조 원 지원 발표
신상진 성남시장은 지난 4월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분당 신도시 및 수정·중원 원도심의 재개발·재건축 지원을 위한 ‘시민 체감 재개발·재건축 2조 원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 신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성남시는 2조 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해 시민 여러분의 부담을 덜고 보다 안정적으로 정비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 막대한 재원 상당 부분 ‘공공기여금’ 포함
그러나 ‘일요신문i’ 취재 결과, 이 막대한 재원의 상당 부분은 재건축 사업시행자가 납부해야 하는 ‘공공기여금’인 것으로 파악됐다. 성남시 관계자는 연도별 재원 조달 로드맵을 묻는 질문에 “노후계획도시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납부된 ‘공공기여금’을 통해 지원할 예정”이라고 대답했다.
지난 2월 개정돼 오는 8월 4일 시행되는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지자체는 용적률 상향 등의 특례를 부여하는 대신 사업시행자에게 그 가치의 일정 부분만큼 기반시설 등을 설치하게 하거나 이를 환수해 기반시설 설치나 정비사업 지원에 사용해야 한다. 성남시가 내세운 ‘2조 원’에는 바로 이 특별법에 따라 향후 14년간 징수될 것으로 추산되는 ‘공공기여금’이 포함됐다.
즉 성남시가 별도 재정을 마련해 시민들에게 혜택을 주는 ‘순수 지원’이라기보다 법에 따라 조성되는 공공기여금을 해당 사업에 투입하는 구조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2조 원 지원 정책’이라고 발표함으로써 마치 성남시가 독자적인 대규모 재원을 마련해 투입하는 듯한 인상을 심어줬다는 지적이다.
# 불확실한 미래 재원과 사업 일정 변수 상존
성남시에 따르면 시가 분당 재건축을 지원하기 위해 수립할 수 있는 예산은 내년부터 3개년간 약 1500억 원 수준이다. 지난 4월 17일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에서 시 관계자는 “내년부터 3개년간 매년 500억 원씩 총 1500억 원의 예산을 일반회계에서 특별회계로 전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발표된 전체 지원 규모의 약 7.5%에 불과하다.

하지만 원도심 재개발과 달리 분당 재건축에 대한 지원은 대부분 재원을 공공기여금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공공기여금은 정비계획이 확정되고 분양이 정상적으로 이뤄져야 발생하는 재원”이라며 “부동산 경기 침체나 사업 지연 등에 따른 변수가 항상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 6·3 지방선거 앞둔 ‘정치적 타이밍’ 논란
정책 발표 시점도 논란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50일가량 앞둔 시점에서 2040년까지 이어지는 초장기 프로젝트를 발표한 것은 ‘선거용 생색내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월 17일 열린 성남시의회 제310회 도시건설위원회에서 박경희 시의원(더불어민주당, 서현1·2동)은 “세금은 시민들이 내고 생색은 시장님이 내는 거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직격했다. 정자동에 거주하는 시민 A 씨는 “시에서 시민들을 위해 2조 원이나 지원해 준다니 고맙기는 한데, 선거가 임박해서 대규모 지원책을 발표하는 것은 오해받기 좋다”고 말했다.
성남시는 이에 대해 “특별법 개정안이 올해 2월 공포됨에 따라 시민들에게 알릴 의무가 있었고, 검토 기간이 길어져 발표가 늦어졌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8월 법 시행에 맞춰 구체적인 조례 제정과 예산 로드맵을 확정한 뒤 발표해도 늦지 않았을 사안을 굳이 선거 직전에 ‘조 단위’ 수치를 강조하며 발표한 의도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신 시장의 연임이 좌절되거나 시의회가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는 국면으로 재편될 경우 이번 정책은 변경되거나 동력을 잃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성남시는 “시의회가 반대할 사유가 없을 것”이라며 낙관하고 있지만, 불확실한 미래 정책을 선거에 임박해 발표했다는 비판을 피해 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원평 경인본부 기자 jwp0111@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