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조사 결과 청각장애가 있는 A 씨는 비둘기를 쫓아가던 B 군의 뒤통수를 내리 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사건 현장 주변 CC(폐쇄회로)TV 영상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뒤 신원을 확인하고 귀가 조치했다”면서 향후 추가 수사를 진행하겠단 입장을 전했다.
이를 두고 일부 누리꾼들은 “가·피해자 분리가 미흡하다”며 경찰의 대처를 지적하고 있다. 일반적인 ‘묻지마 폭행’의 경우 구속 수사로 진행되는 경우도 많지만, 경찰이 피의자의 상태를 고려해 불구속 수사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A 씨의 나이와 장애, 재발 위험성 등을 고려해 경찰이 그를 집에 돌려보낸 것으로 보인다”면서 “B 군 부모 입장에서는 억울하고 불안한 수 있는 처분이지만, 보호조치 등을 경찰에 신속하게 요청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B 군과 반려견을 주변 목격자들에게 맡긴 C 씨는 도망가는 A 씨를 직접 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C 씨의 설명에 따르면 A 씨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손에 자판기 커피를 들고 산책을 했으며, C 씨가 붙잡자 그는 손짓으로 억울하다는 표현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C 씨는 “경찰에 신고하며 끝까지 붙잡으니 본색을 드러내며 커피를 내 얼굴에 뿌리려 했다”면서 “주먹을 휘둘러 때리겠다는 제스처를 반복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C 씨에 따르면 B 군은 A 씨의 폭행으로 이마에 타박상(피멍)을 입었고, 야경증(수면 도중 극심한 공포를 느끼거나 화들짝 놀라면서 잠에서 깨는 수면장애의 일종) 증세를 보이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C 씨는 “가해자가 다시 나타날지 모른다는 공포에 저희 가족은 집 근처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며 A 씨 귀가조치를 한 경찰의 결정에 불안함을 표하는 동시에 엄벌을 요구했다.
해당 글에는 “농아인이라는 사실이 폭행죄를 덮을 요소가 아니다”, “2살짜리 아이를 때릴 데가 어딨나”, “마음이 아프다. 제대로 된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댓글들이 달렸다. 누리꾼들 다수가 장애를 이유로 향후 A 씨에 대한 처벌이 감경될 것을 우려하고 있었다.
형법 제10조에는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사물 변별 능력이나 행위 통제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심신장애의 인정 여부를 결정한다. 만일 피의자가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치료감호 명령이 내려질 수도 있다.
법조계에서는 A 씨가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받지 않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곽준호 변호사는 “농아인이라고 해도 아이들을 때리면 안 된다는 것은 알 수 있다. 다소 참작은 받을 수 있겠으나 장애인이라고 처벌을 면할 수는 없다”면서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피해자 역시 보호 받아야 할 대상(아동)이기 때문에 가볍지 않은 수준의 처벌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